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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사회와 그 적들 I일상/book 2023. 7. 25. 18:32
플라톤의 형상 이론과 국가론은 정치철학에서 어김없이 다뤄지는 주제다. 나 또한 별 다른 의문 없이 흔히 국가에 대한 최초의 고찰로 일컬어지는 플라톤 철학을 기계적으로 공부한 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칼 포퍼의 은 내게 생소하면서도 파격적이다. 칼 포퍼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는 기치 아래, 플라톤의 역사주의적·자연주의적 사유를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데서 출발한다. 칼 포퍼에 따르면 플라톤의 철학은 사회과학에서 지나치게 숭앙(崇仰)의 대상이 되어 왔다. 하지만 칼 포퍼가 볼 때 플라톤의 국가 철학은 사회과학적 방법론을 결여하고 있다. 플라톤 철학은 역사주의와 탐미주의, 자연주의 등 과학적 사고와 무관한 방법론에 매몰된 나머지, '변화를 불경한 것으로, 정지를 신성한 것으로' 보는 관점을 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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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양극화의 열기주제 있는 글/<Portada> 2023. 7. 21. 19:51
La polarisation, fièvre des sociétés démocratiques Par Anne Chemin Publié le 16 juin 2023 à 08h00, modifié le 17 juin 2023 à 02h21 Le bras de fer sur les retraites a fait surgir le spectre de la polarisation. Née aux Etats-Unis, cette augmentation de la conflictualité idéologique, qui a atteint son apogée sous Donald Trump, a-t-elle gagné la France ? L’Hexagone est moins fracturé mais la log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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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무니타스(Communitas)일상/book 2023. 7. 19. 00:12
는 오늘날 철학적 논의에서 도외시되고 있는 공동체 개념에 대해 사유하는 책으로, 두려움(홉스)-죄(루소)-법(칸트)-무아지경(하이데거)-경험(바타유)의 크게 다섯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칸트와 하이데거 파트를 굉장히 어렵게 읽었다. 특히 법의 세계로 이어지어는 칸트 파트는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바람에 몇 번을 읽고 다시 읽어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이 다섯 꼭지의 논의는 공동체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지만, 상이한 공동체 이론을 따로따로 소개한다기보다는 홉스와 대비되는 바타유의 사유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빛깔의 공동체 철학을 스펙트럼처럼 펼쳐보인다고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으로 대표되는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리바이어던을 구성하는 동력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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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집일상/film 2023. 7. 18. 00:08
1999년도에 개봉한 이 작품은 니콜라스라는 소년이 자신이 속한 가정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집 밖에서 배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데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동선이 얼기설기 엮여 있어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덧붙여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 파리 시내의 풍경이 비교적 잘 담겨 있고, 이야기와 이야기의 매듭이 깔끔하지 않은 느낌이 있지만 그런 풋풋한 장면들 덕에 오히려 옛날 영화를 한 편 보는 느낌이었다. 영화에서 아버지 역을 직접 맡기도 하는 오타르 이오셀리아니 감독은 원래는 구 소련 연방에 속했던 조지아 태생으로, 1934년생인 원로 감독이지만 비교적 최근까지도 작품 활동(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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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여행. 악어봉(鰐魚峰)여행/2023 초여름 고군산군도와 관아골 2023. 7. 13. 18:31
즉흥적으로 차를 렌트해 향한 곳은 충주호와 월악산 자락이 마주하는 한 카페다. 나는 3번 국도를 타고 시내를 빠져나와 36번 국도로 갈아탔다. 나의 정확한 행선지는 카페가 아닌 카페를 출발지점으로 하는 산길이다. 그 길을 통해 나는 악어봉이라고 불리는 조망이 좋은 야트막한 산등성이로 올라갈 것이다. 카페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산을 타고 싶었지만, 시간상 카페가 문닫을 시간이 가까워져 곧장 산길로 접어들었다. 나는 충주에서 가볼 만한 곳을 검색해보다가 이곳을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중앙탑 공원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악어봉을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충주까지 왔으니 충주호를 한번 보고 가야하지 않겠나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였다. 악어봉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직 정식 개통은 되어 있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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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여행. 관아골 탐방여행/2023 초여름 고군산군도와 관아골 2023. 7. 11. 13:23
요즈음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는 '도시재생'이라는 주제가 화두고, 어느 지역을 가든 구도심의 옛 활기를 되살리기 위한 사업이 한두 개쯤은 진행되는 것 같다. 충주의 관아골 또한 그런 사업이 진행되는 곳 중 한 곳이다. 조선시대 충주목 관아가 위치했던 이 구도심에는 중앙시장을 비롯해 예전의 번화한 모습이 아직도 남아 있다. 나는 이곳에서 세상상회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한 카페에 들렀다. 나는 이곳에서 많은 정물(靜物) 사진을 남겼는데, 필름의 특성을 잘 살리지 못해 현상하고나니 많은 양의 필름을 버려야만 했다. 서울에서 충주로 올 때는 버스를 이용했는데, 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에는 다시 국원고등학교 앞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관아골로 이동을 해왔더랬다. 나름대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경로를 택했음에도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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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 책방과 근대건축물여행/2023 초여름 고군산군도와 관아골 2023. 7. 9. 05:03
카페를 나선 뒤에는 거의 바로 옆에 위치한 마리서사라는 책방을 들렀다. 이등변삼각형 꼴의 박공지붕이 정면으로 트인 책방은 이 일대 여느 가옥들과 마찬가지로 외벽에 일본식 격자 양식을 취하고 있지만, 새파란 지붕으로 인해 시골집의 풍경이 뒤섞인 듯한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나는 시집들이 쭉 진열된 책방 한 켠에서 이성복 시인의 시집을 발견하곤 만지작거리다가 이내 서가에 다시 내려놓고 밖으로 나섰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였다. 나는 월명동 중심에서 군산항 방면으로 나아가 군산근대사박물관이 있는 곳까지 쭉 나아갔다. 박물관 앞으로 조성된 광장에서는 행사 중인지 대형 스피커를 통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지만, 더운 날씨로 인해 가로질러 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군산근대미술관과 군산근대건축관을 차례차례 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