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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갑시다일상/film 2023. 12. 31. 13:06
ただ単にそういう人だったと思うのが、難しいですか? 오랜만에 본 영화 . 작년부터 보고팠던 영환데 연말을 맞아 재개봉하면서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다. 딱히 이 영화에 배경지식이 있던 건 아니었지만, 하마구치 류스케(濱口竜介)라는 감독의 이름만 보고 먼저 영화에 관심이 생긴 경우다. 영화의 오프닝에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여자 없는 남자들(女のいない男たち)』이라는 단편집에 수록된 하나의 에피소드가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라면 여러 편 읽어봤지만, 근래에 흥미를 잃으면서 집에 원서로 사다 놓은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街とその不確かな壁)』을 읽기를 미룬지도 한참 되었다. 그의 글을 영화로 보는 것은 처음인데, 오토(音)와 카후쿠(家福)의 무미건조한 톤은 안톤 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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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 전쟁(1954-1962)일상/book 2023. 12. 28. 10:23
가톨릭의 이런 적극적 행동에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레지스탕스의 냄새를 맡게 된다. 알제리전쟁이 발발한 시점은 대독항쟁으로부터 10년도 안 된 시기였고 저항의 정신은 부식되지 않았었다. 프랑스인 다수가 레지스탕스에 참여한 것은 아닐지라도 대독저항이 프랑스 현대사와 지식인의 사고에 미친 영향은 심대하다. 이는 레지스탕스를 도운 민중이 매우 적었다는 사실로도 희석되지 않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알제리전쟁에 대한 프랑스 교회의 비판은 알제리 자체가 그 원천이었다. 오랫동안 식민지와의 깊은 연관으로 갖가지 경험의 보고(寶庫)가 된 식민지는 교회의 존재를 새삼 되새기게 했다. 전대미문의 세계전쟁 직후에 가톨릭의 신자나 의례가 퇴조하는 상황이 되자 교회는 오히려 민중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식민지인은 민중 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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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3일의 기록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23. 12. 23. 11:33
겨울이 되면서부터는 거의 블로그에 글을 남기지 못한 것 같다. 연말이 되면서 업무가 늘어난 것도 있고, 인사이동으로 인해 있던 사람이 떠나고 새로운 사람이 오면서 달라진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일도 있었다. 그야말로 전격적인 인사이동이었고, 이 와중에 다행이라 해야 할지 내 옆에 앉게 된 선배는 까칠하지만 챙겨주는 츤데레 스타일이다. 저녁에는 공부하러 학교에 다녔는데, 한번은 일까지 늦게 끝나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학교에 간 적이 있다. 교수님은 공부를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나를 나무라셨다. 일을 하면서 사람과의 트러블로 인해 단단히 화가 난 적도 있지만, 그때는 돌이킬 수 없었던 일도 불과 일주일이 되니 무뎌진다. 다시 생각을 해봐도 어처구니 없는 일이었지만, 그렇다고 손쓸 수 있는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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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어려운 것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23. 11. 21. 23:32
그리고 남은 것.. 나만의 리듬, 나만의 스텝, 나만의 선율대로, 기만 없이 딱 공명하는 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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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추(晩秋)의 내장(內藏)주제 없는 글/印 2023. 11. 13. 21:21
올해 첫눈은 내장산에서 맞이했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0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던 이번 주말 단풍을 구경하러 정읍에 다녀왔다. 갑자기 초겨울 날씨가 된 이번 주 전까지만 해도 11월 날씨가 맞나 싶을 정도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고, 서울만 하더라도 아직까지 새파란 은행나무가 남아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막연히 내장산에 단풍나무도 꽤나 남아 있겠거니 생각했더랬다. 그렇게 해서 찾아간 내장산에서 날 맞이한 건 싸락눈이었으니.. 단풍지도를 확인했던 건 9월말경, 단풍시즌에 맞춰 한창 촬영시점을 조율하던 때였다. 단풍지도에 따르면 내장산은 11월 6일에 절정을 맞이하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내장산보다 한참 남쪽에 자리한 한라산은 내장산보다도 더 빠르게 단풍이 찾아올 예정이라고 표시되어 있었다. 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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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개의 산(Le otto montagne)일상/film 2023. 10. 25. 08:56
무언가에 꽂히면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상, 미루고 미루던 영화 을 마침내 영화관에서 관람했다. 요 몇 주간 잔잔한 영화를 보며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고 느끼던 차였다. 잔잔한 영화라고 하면 어쩐지 프랑스 영화가 먼저 떠오르는 건 일종의 선입견일 텐데, 언제부터인가 미국 영화는 상업성 짙은 영화이고 미국 이외 지역의 영화는 재미는 덜해도 의미를 곱씹어볼 만한 영화라는 편견을 갖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영화 중에 잔잔한 영화가 없느냐 하면 꼭 그런 것도 아닌데, 그밖의 나라, 특히 라틴계 유럽 국가들의 영화들의 연출이 더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는 건 결국 개인의 취향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이 이탈리아 영화의 제목이 , 그러니까 제목만으로 어쩐지 구미를 당겼던 이름이다. 이름이 암시하는 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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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독(冒瀆)일상/book 2023. 10. 23. 09:02
예전에 간쑤성 일대를 여행하면서 눈에 담았던 풍경을 떠올리면서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박완서의 글은 언제 읽어도 좋고, 아낌없이 담긴 티베트의 풍경사진은 활자를 읽는 것만큼이나 공들여 한 페이지를 묵시하게 만든다. 이 책은 원래부터 읽어두려고 일찍이 온라인 장바구니에 담아두었던 책인데, 최근 S 누나의 추천을 받아 마침내 결제를 했다. S 누나가 읽고 싶으면 빌려줄 테니 언제든 말하라고 했지만, 늘 그렇듯 내 책 한 권을 소장하는 게 더 좋다. 노령으로 티베트에 여행을 가 고산증세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상태로 여행기를 남긴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느껴지는데, 그 글이 따뜻하고 다감해서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독(冒瀆)'은 그 사전적 의미가 '말이나 행동으로 더럽혀 욕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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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내가 나를.. (As if, I have missed myself)주제 있는 글/Théâtre。 2023. 10. 22. 22:31
10월 중순 가을밤의 혜화동은 퍽 추워서 겨울의 문턱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로니에 공원 옆 빨간 벽돌로 된 아르코 극장은 언제 봐도 고즈넉한 느낌이 있다. 해질녁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이제 유백색 가로등 불빛을 받아 생기 없는 암록색을 띠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간이 가판대 앞에 앉아 연극 티켓을 파는 사람이 부루퉁한 얼굴로 관객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낙산으로 접어드는 어두운 골목길에서 혜화동(惠化洞)이라는 한자가 검은색 양각으로 새겨진 한 가게에서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은 '나'라는 존재 안에서 쉼없이 충돌하는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연극이다. 소설도 그렇고 영화와 그림작품도 그렇지만 가끔은 클래식한 걸 즐기다가도 아예 아방가르드한 것에 관심이 간다. 흔히들 고전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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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전선(戰線)주제 있는 글/<Portada> 2023. 10. 20. 13:29
Guerre Israël-Hamas : la bataille diplomatique entre les Etats-Unis et les pays arabes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과 아랍국가간의 외교 전쟁 L’engagement pro-israélien à sens unique des Etats-Unis suscite l’incompréhension dans les capitales arabes.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지지가 아랍 주요국들의 몰이해를 부추기고 있다. unique (qui est un seul, n'est pas accompagné par d'autres du même genre.) Par Hélène Sallon(Beyrouth, correspondante), Piotr 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