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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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것 아닌 일기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26. 11. 4. 18:15
# 희로애락애오욕, 우리는 우리가 처한 감정에 대해 이런저런 이름을 붙인다. 하지만 빨주노초파남보가 색깔의 전부가 아니듯이 내가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 처한 것은 저들 이름으로는 명명될 수 없는 어디쯤인가에 있다. 그리고 그 장소를 헤아릴 뿐이다. #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는 말은 정말 그렇다. 문제는 내게 자연히 부여된 것이라 여겼던 무언가가 사라졌을 때에서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를 깨닫는다는 점이다. # 샛강 풀밭에서 멧비둘기와 까치가 바지런히 수풀 사이를 휘젓는다. 날렵한 비행 후 난간에 내려앉은 까치의 까만 깃 아래로 새하얀 솜털이 풀럭인다. 눈앞에 움직이는 생명 위로 한낮의 나른한 햇살이 드리운다.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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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일상/book 2026. 10. 27. 17:33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바바라 몰리나르/백수린 옮김/한겨레출판프랑스어 원서: VIENS, Barbara Molinard, Cambourakis 근래 몇 권의 책을 추천 받았다. 덥석 읽기 시작하자니 엄두가 안 나서 최대한 읽기에 가벼워 보이는 걸로 몇 권을 골랐고, 특히나 이 책은 프랑스어판 원서도 많지 않은 페이지수로 나와 있어서 해외 주문을 넣고 받아보기까지 꼬박 한 달. 우리나라에서 「나는 혼자고 지금은 밤이다」로 번안된 이 책의 제목은 프랑스어판의 원래 제목은 「와줘(Viens)」인데, 한국어판 제목과 프랑스어판 제목이 다른 건, 그냥 책에 실린 단편 소설 중 어느 제목을 취했느냐의 차이다. 몇 가지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간추려 보았다. 자유 감옥에 갇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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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의 기록 : 시월의 어느날주제 없는 글/印 2026. 10. 25. 15:23
# 지난 겨울 벌크로 사두었던 필름 하나를 꺼내 사진을 찍었는데, 더운 여름을 나는 동안 필름이 상한 건지 현상을 하고 나니 초반부 사진이 영 형편 없었다. 필름 카메라는 찍는 재미가 있다가도 결과물에 따라 흥미를 잃기도 한다. 늘 찾는 충무로 현상관이 접수를 마감하기 직전에 필름을 맡길 수 있었다. # 광화문 일대를 참 좋아하면서도 못가본 곳이 있으니, 시청 옆 호텔 곁에 자리한 환구단이다. 조카의 돌 선물을 사러 근처 백화점에 들른 어느 날, 소공동을 빠져나오는 길에 환구단을 들렀다. 시청 바로 앞인데도 유난히 응달진 것처럼 내 눈에 띄지 않던 이 장소는, 내 시야에서만 빗겨난 것은 아닌지 인적 없이 고요했다. # 시월이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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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화난 이유주제 있는 글/<Portada> 2026. 10. 15. 18:23
« Parcoursup cristallise les angoisses de la jeunesse vis-à-vis d’un futur qui leur paraît de plus en plus confisqué » Alors que la mobilisation des lycéens se poursuit, et que la plateforme d’orientation post-bac est très décriée dans les cortèges, la sociologue Annabelle Allouch analyse, dans un entretien au « Monde », les ressorts d’un malaise profond face à la promesse républicaine. Propos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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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Oiseau)주제 있는 글/Théâtre。 2026. 10. 13. 10:56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원작으로 하는 낭독회를 보고 왔다. 줄리 델리케(Julie Deliquet)라는 연출가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두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이혜영이 나온다는 사실에 예매를 했고, 예매도 쉽지 않아서 예매대기를 걸어놓은 이후에야 간신히 표를 구했다. 이혜영 배우는 명동 예술극장에서 를 상연할 때 본 적이 있었지만, 이자벨 위페르는 영화 속에서 본 게 전부였기 때문에 이자벨 위페르가 맨 먼저 무대 위에 나타날 때 영화 속에서 보았던 낯익은 동작과 표정에 반가움을 느꼈다. 일흔을 넘긴 이자벨 위페르는 나이듦에 따라 앙상해지고 이날따라 유난히 화장을 짙게 한 느낌도 있었지만, 여전히 카리스마 있고 낭독회가 끝난 후 관객과의 대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