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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troisième jour. 끼워넣는 일기 IHuit jours à Tolouse 2026. 8. 28. 17:47
도저히 시간의 아귀가 맞지 않아서 이 기억의 퍼즐조각이 어디서부터 헝클어진 걸까 생각해보면 미흐푸아(Mirepoix)로 떠나기 전날밤부터 시계가 고장났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체류에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이번 여행기에서 시간의 순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으니, 시간을 이틀 쯤 되돌려 B의 가족과 함께 했던 저녁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보려 한다. 어차피 시간은 상대적인 것. 그러니까 B와 호아킨 소로야의 전시를 보고 에키롤(Esquirol) 역에서 지하철을 탄 우리는 저녁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에 돌아왔다. 비로 인해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진 이날은, B의 초대로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 B의 조카와 딸, 딸이 만나고 있는 남자가 모이는 자리라고 전달받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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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시간(A hora da estrela)일상/book 2026. 8. 24. 08:41
생각은 행위다. 느낌은 사실이다. 이 둘을 합치면 내가 된다. 내가 쓰고 있는 것을 쓰고 있는 사람. 신은 세상이다. 진실은 언제나 내적이며 설명할 수 없는 접촉이다. ―p.18 나는 이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를 더 예민하게 만들 것이며, 또한 모든 하루가 죽음으로부터 훔친 하루라는 걸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p.26 삶은 그런 것: 버튼만 누르면 삶에 불이 환하게 들어온다. 다만 그녀는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 몰랐다. ―p.48 ......그녀는 삶에서 너무 많은 즐거움을 누리면 무서운 형벌을 받게 되거나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음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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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끝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26. 8. 23. 20:51
아주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든다. 빛도 간신히 이르고 켜켜이 쌓인 물의 무게가 육중한 깊은 바다. 모든 윤곽이 흐릿해 보일 때, 그건 내 눈이 멀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존재하는 것들의 부피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일까. 이따금 울렁이는 광원(光源)을 향해 맹목적으로 헤엄을 쳐보지만 헤아리려 했던 윤곽은 선명해질 듯 좀처럼 선명해지지 않는다. 내가 바다의 어디쯤 와 있는지, 이곳이 얼마나 깊은 곳인지 알 수 없다. 명료해지는 듯하다가 흩어지는 형상과 의미들은 내 곁에 다가와 스쳐지날 뿐 그 어느 것도 내 안에 와닿지는 않는다. 명멸하는 모든 어슴푸레한 것들은 아무런 목적도 까닭도 없이 그저 시간의 조류(潮流) 속에서 부유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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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 자본(Fossil Capital)일상/book 2026. 8. 19. 22:08
우리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졌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심각하게 지체'될 뿐 아니라(온난화를 겪는 매 순간은 먼 과거로부터 기원한다) 그 효과 역시 '상당히 지연'되기 때문에(현재 배출의 누적 효과는 미래에 나타난다) 여기서 바로 왜곡된 윤리적 구조가 탄생한다. 피해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으니 지금 화석연료를 태우는 가해자가 그 피해자를 대면한다는 것은 가정조차 불가능하다. 가해자는 지금 여기 살면서 화석연료를 태워 얻는 모든 이득을 독식하면서도 그 손해는 거의 입지 않는다. 손해는 아직 존재하지 않으며 반대 목소리를 낼 수조차 없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가디너가 추론하기를, 각 세대는 다음 세대에 '책임을 미루려는' 비뚤어진 유혹에 직면하게 되고 다음 세대 역시 또다시 화석연료를 태워 이득을 얻고 손해는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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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quatrième jour. 산딸기를 얹은 바닐라 아이스크림Huit jours à Tolouse 2026. 8. 16. 14:11
M이 식탁에 리카르(Ricard)라는 이름의 파스티스를 가지고 왔다. 아니스 향이 강한 이 마르세유 지역의 술은 도수만도 45%에 달해서 어지간해서 그냥 먹기는 어렵고 물이나 탄산수를 섞어 마신다. 남부 지방에서는 누구나 먹는 술이라며 M이 기꺼이 잔을 내어주었지만, 아니스 향이 익숙하지 않아 마시기가 힘들었다. 나는 맥주컵만한 병째 파스티스를 마신 뒤부터는 그냥 와인으로 돌아갔고, 연신 파스티스를 들이키는 M에게 B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적당히 마시라고 한다. 살면서 한국 사람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M은, 내게 한국에 관하여 밑도 끝도 없는 질문들을 많이 한다. 그 중에는 으레 그렇듯 북한과 남한의 차이에 대한 질문도 섞여 있다. 한국과 일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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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딧세이(The Odyssey)일상/film 2026. 8. 10. 21:09
All the things you wanted to be and then all the things you wished you never wished for. It was a delicious itch you want to scratch but you find it under the skin and can't reach it. So the delicious itch becomes unbearable. It told you what you most want is what you most can't have and that the most you can't have is what you already had and lost. It was a song of all the promises I failed t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