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있는 글/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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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安藤忠雄)주제 있는 글/築。 2024. 9. 4. 03:34
나에게 안도 타다오는 건축가이기 이전에 권투 선수로 각인되어 있는 인물이다. 고졸 출신의 권투 선수가 독학으로 세계적인 건축가가 되었다는 서사는 20대의 나에게 큰 감명이었고, 한동안 그의 건축물이 소개된 비싼 잡지(el croquis)를 구하려고 중고본을 기웃거리던 것이 기억난다. 하루는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산책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며, 엄마를 포함해 세 개의 티켓을 예매했다는 동생의 연락이 있었다. 바깥 활동이 께름칙한 여름의 초입이었지만, 운전도 전적으로 동생에게 맡겨 놓은 채 실려가다시피 나들이에 동행했다. 도착한 목적지에 지어진 건물들이 안도 타다오의 작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안도 타다오 스타일의 건물들은 볕을 받을 때 더욱 담백한 느낌이 든다.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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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주제 있는 글/築。 2017. 1. 3. 20:17
현대 건축을 논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물 "르 코르뷔지에". 작년 12월 말 국내에서 "르 코르뷔지에 展"이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건 고민할 것 없이 무조건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신정 다음날에 가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고, 도슨트 안내를 받으며 전시를 느긋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작년 6개국에 세워진 그의 건축물 17곳이 동시에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뒤 세계에서는 처음으로 기획된 전시라 더 뜻깊었는데, 도슨트해주시는 분께서도 방대한 분량과 양질의 콘텐츠를 강조하며 이번 전시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대부분의 전시회가 광고는 그럴 듯 해도, 막상 가서 보면 사람들을 구경하다 온다거나(;;) 속 빈 강정인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이번 전시회는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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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로 시자(Álvaro Siza)주제 있는 글/築。 2016. 10. 16. 20:55
를 읽을 때까지만 해도 가끔이라도 베짱이처럼 시간을 보낼 짬이 있었는데, 한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는 이상의 만큼이나 난해한 작품이었다.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는 했지만, 내게는 여전히 너무나 첨단적인 소설이었다. 그래도 소설이 쓰인 시기를 고려해보면 작가가 다룬 주제들이 상당히 시대를 앞서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문체를 소화하기가 버거웠다ㅋㅋ 한동안은 독서며 영화며 전혀 생각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무미건조한 생활을 하느라 간단하게나마 글을 쓸거리도 없었다. 그러다 떠오른 것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축가, "알바로 시자(Álvaro Siza)"다. 많은 지식을 책에서 얻는 편인데, 알바로 시자라는 건축가를 알게 된 것도 어느 책을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