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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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변해가네일상/film 2022. 11. 16. 21:29
기나긴 영화 가뭄(?)의 시간이 지나고 최근에 몇 편의 영화를 관람했다. 반드시 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영화는 아니지만 요 근래 뜨거워진(..?) 두뇌도 식힐 겸 모처럼 영화관을 찾았다. 은 사실 제목과 포스터만 봐서는 다정다감한 가족 드라마를 기대했다. 물론 가족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는데, 카탈루냐 지방에서 농토를 잃을 위기에 처한 한 가족의 이야기다. 거칠게 말해서 지주-소작농 문제가 다뤄지고 있는데, 처음에는 이런 문제가 아직까지 현대 사회에 남아있다고(?!)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토지 소유자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키메트 일가가 일구는 복숭아 농사는 올해가 끝이다. 올 여름을 넘기고 나면 복숭아 나무는 밀릴 것이고 그 자리에 태양광 패널이 빼곡하게 들어설 예정이다. 키메트 가족은 몇 대에 걸쳐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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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폴린일상/film 2022. 10. 20. 16:48
Qui trop parole, il se méfait. Chrétien de Troyes, Perceval 최근 에릭 로메르의 작품들이 재개봉했길래, 무턱대고 이라는 작품을 보고 왔다. 1983년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봐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말 많고 탈 많은 로맨스 영화로, ‘말이 많은 자, 화를 자초한다(Qui trop parole, il se méfait)’는 12세기 프랑스 시인의 문구와 함께 시작한다. 에릭 로메르의 영화가 늘 그러하듯 촌철살인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술술 발설하는 배우들과, 도입부의 글귀대로 말로 인해 손해를 보는 등장인물들의 얽히고설킨 로맨스가 펼쳐진다. 영화의 제목에 등장하는 폴린은 15세 소녀로 영화에서는 대개 조용한 관찰자처럼 나타난다. 사촌언니 마리옹과 함께 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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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side Down일상/film 2022. 8. 26. 18:11
영화 포스팅을 쓰기는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실제로 이번 여름 내내 영화를 거의 안 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은 프랑스에서 돌아온 직후에 봤던 영화인데 이제서야 글을 남긴다. 스크린 X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고 아이맥스로 한 번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두 번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은 아직도 예매순위 상위에 랭크되어 있어서, 이렇게 롱런하는 영화를 보기도 오랜만이다. 전개가 불보듯 뻔하게 예상됨에도 흠잡을 게 없는 영화다. 고전적인 스토리를 이렇게 볼 만하게 만들어내는 것도 재주다. 물론 여기에는 뛰어난 연출과 각본도 있겠지만, 이걸 화면 안에서 잘 구현해주는 배우들의 몫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톰 크루즈라는 우리의 명배우는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120% 소화해낸다. 보는 내내 통쾌하고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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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해선 안 될일상/film 2022. 5. 21. 08:13
한동안 라 필모테크 뒤 캬흐티에 라탕에서 시리즈와 시리즈를 꽤 긴 기간 동안 상시 상영했다. 하루는 날을 잡아 를 보고 왔다. 이야기 전개가 단조롭고 청승맞은 느낌은 분명 있지만, 홍콩 느와르의 서막을 연 기념비적 작품이기도 하고 꼭 그런 영화사적 의미를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양조위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나저나 일국양제가 막을 내리면서 이런 느낌의 홍콩영화가 더 나올 일이 없다는 게 아쉬운 일이다. 영화를 보고나서 이렇게 기분 나쁘고 본 게 후회된 영화는 가스파 노에의 이 처음이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로 라 필모테크 뒤 캬흐티에 라탕에서 보았다. 영화의 구성상 엔딩 크레딧이 영화의 맨 앞에 나오고, 영화의 맨 마지막에 이 영화에서 말하려는 듯한 메시지 '시간은 모든 걸 파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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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에콜 시네마 클럽(Écoles Cinéma Club)일상/film 2022. 5. 18. 05:20
라탕 지구의 에콜 시네마 클럽이라는 곳에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사실 영화를 본지는 한 달도 훨씬 더 전의 일인 것 같은데, 기록을 남기는 일도 점점 밀리면서 한없이 늦어졌다. 라탕 지구에서 르 셩포라는 영화관을 알게 된 후 크게 세 곳의 영화관을 번갈아 가며 종종 찾곤 한다. 그중 가장 마지막에 알게 된 게 에콜 시네마 클럽이라는 곳이다. 그리고 에콜 시네마 클럽에서 처음으로 접했던 영화가 마틴 스콜세이지의 라는 작품. 라탕 지구에는 특색있는 영화관이 워낙 많은데, 각 영화관마다 서로 다른 개성이 있다는 게 관객으로서는 참 반가운 일이다. 라탕 지구에서 가장 처음으로 발견했던 르 셩포의 경우, 가장 특징적인 점은 흑백영화의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컬러화돼서 상영 중인 오래된 작품들도 있지만, 양차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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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세상이야(It's a Strange World)일상/film 2022. 4. 9. 18:43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as the night Softer than satin was the light From the stars She wore blue velvet Bluer than velvet were her eyes Warmer than May her tender sighs Love was ours Ours a love I held tightly Feeling the rapture grow Like a flame burning brightly But when she left, gone was the glow of Blue velvet But in my heart there'll always be Precious and warm, a memory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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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에서 온 여인일상/film 2022. 3. 30. 17:20
Elsa Bannister: I told you, you know nothing about wickedness. Michael O'Hara: A shark, it was. Then there was another, and another shark again... 'till all about, the sea was made of sharks, and more sharks, still, and no water at all. My shark had torn himself from the hook, and the scent, or maybe the stain, it was, and him bleeding his life away drove the rest of them mad. Then the beasts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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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햅번과 마릴린 먼로일상/film 2022. 3. 30. 01:45
최근 필모테크 뒤 캬흐티에 라탕(filmothèque du quartier latin)에서 두 편의 영화를 봤다. 한 편은 코엔 형제의 , 다른 한 편은 폴 토마스 앤더슨의 다. 영화관에는 크게 두 개의 상영관이 있는데 는 오드리 햅번 관에서, 는 마릴린 먼로 관에서 관람했다. 오드리 햅번 관은 파랑으로, 마릴린 먼로 관은 빨강 컨셉으로 꾸며 놓아서 특색 있는 영화관이다. 를 먼저 보았는데,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예정된 시각보다 10분여 늦게 시작했다. 두 영화의 공통점이라면 필립 시모어 호프만이 출연한다는 점 정도다. 나는 코엔 형제의 작품에 담긴 유머 코드나 그들이 보여주려는 세계를 잘 이해하지는 못하는 편이라서 코엔 형제의 작품을 찾아보지는 않는데, 하루는 가장 늦은 시각에 상영하는 작품 중 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