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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인간(コンビニ人間)일상/book 2020. 5. 28. 00:33
……皆、私が苦しんでいるということを前提に話をどんどん進めている。たとえ本当にそうだとしても、皆が言うようなわかりやすい形の苦悩とは限らないのに、誰もそこまで考えようとはしない。そのほうが自分たちにとってわかりやすいからそういうことにしたい、と言われている気がした。(모두들 내가 괴로워 할 거라는 전제로 알아서들 떠들고 있다. 설령 정말로 그렇다 하더라도, 모두들 말하는 것처럼 알기 쉬운 형태의 괴로움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는데도 아무도 거기까지는 생각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는 편이 자신들에게 알기 쉬우니까 그런 셈 칠래, 하고 말하는 것 같았다.)
―p. 37
皆、変なものには土足で踏み入って、その原因を解明する権利があると思っている。私にはそれが迷惑だったし、傲慢で鬱陶しかった。あんまり邪魔だと思うと、小学校の時のように、相手をスコップで殴って止めてしまいたいときがある。(모두들 특별난 것은 흙 묻은 발로 짓밟아서 그 원인을 해명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러는 것이 불편하고, 거만스러운 데다 꺼림찍했다. 그리하여 성가시다 싶으면, 초등학교 시절 그랬던 것처럼 상대를 국자로 때려서 멈추게 하고 싶을 때가 있다.)
―p. 54
正常な世界はとても強引だから、異物は静かに排除される。まっとうでない人間は処理されていく。
そうか、だから治らなくてはならないんだ。治らないと、正常な人達に排除されるんだ。
家族がどうしてあんなに私を治そうとしてくれているか、やっと分かったような気がした。
(정상적인 세계는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이물질은 조용히 제거된다. 멀쩡한 사람이 아니면 처리된다. 그래, 고로 고쳐야만 해. 고치지 않으면 정상적인 사람들에게 제거되니까. 가족이 어째서 그렇게 나를 고치려고 했는지 마침내 깨달은 듯했다.)
―p. 77
「誰にも迷惑をかけていないのに、ただ、少数派だというだけで、皆が僕の人生を簡単に強姦する。」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았는데, 단지 소수라는 까닭으로 모두가 내 인생을 손쉽게 강간해.")
―p. 82
「つまり、『普通の人間』という架空の生き物を演じるんです。あのコンビニエンスストアで、全員が『店員』という架空の生き物を演じているのと同じですよ。」 ("그러니까, '보통사람'이라는 가공의 삶을 연기하는 거예요. 예의 편의점에서, 모든 사람이 '점원'이라는 가공의 삶을 연기했던 것과 똑같죠.")
―p. 88
そうか。叱るのは、「こちら側」の人間だと思っているからなんだ。だから何も問題は起きていないのに「あちら側」にいる姉より、問題だらけでも「こちら側」に姉がいるほうが、妹はずっと嬉しいのだ。そのほうがずっと妹にとって理解可能な、正常な世界なのだ。(그랬던 것인가. 다그쳤던 게 '이쪽' 사람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아도 '저쪽'에 있는 언니보다, 문제투성이인 '이쪽'에 언니가 있는 편이 여동생에게 훨씬 안심인 것이다. 그러는 편이 더욱 여동생에게는 이해의 범위 안에 있는 정상적인 세계인 것이다.)
―p. 124
「ほら、私たちって動物だがら、増えたほうがいいじゃないですか。私と白羽さんも、交尾をどんどんして、人類を繁栄させるに協力したほうがいいと思いますか?」 (자 그럼요, 우리는 동물이니 수를 늘리는 것이 좋지 않나요? 나와 시하라 씨도 어서 교미를 해서 인류가 번성하는 데 협력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나요?)
―p. 141
「気が付いたんです。私は人間である以上にコンビニ店員なんです。人間として歪でも、たとえ食べていけなくてのたれ死んでも、そのことから逃れられないんです。私の細胞全部が、コンビニのために存在しているんです。」 (이제야 알겠어요. 나는 인간인 이상으로 편의점 직원이에요. 인간으로서는 온전치 못해도, 가령 먹지 못해 길거리에 굶어 죽는대도, 벗어날 수가 없는 거죠. 내 모든 세포가 편의점을 위해 존재한다구요.)
―p. 149
아주 모처럼만에 일본원서를 집어들었다.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기사단장 죽이기(騎士団長殺し)>를 읽을 것도 벌써 몇 년 된 일이니, 책을 집어들면서도 버벅임 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앞섰다. 오랜만에 보는 세로쓰기인데, 다행히도 호흡이 짧은 문장이 많고 어휘 자체가 현학적이거나 장식적이지 않아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잘 읽혔다. (물론 요미가나가 어려운 말은 수시로 사전을 찾아 검색해야 했다)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해서 출퇴근 지하철을 타고 세 번 정도를 통근하며 읽다보니 완독할 수 있었다. 다만 역설적이게도 갈무리를 해두고 싶은 문장이 많지 않았다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아쿠타가와(芥川) 상 수상작이라는 것에 너무 의미를 부여한 것인지, 책의 처음 3분의 2정도는 그냥 드라마를 틀어놓은 것처럼 가볍게 읽었다. 실제로도 책을 읽는 내내 예전에 봤던 아야세 하루카(綾瀬はるか) 주연의 <오늘은 회사 쉬겠습니다>라는 드라마가 떠오르기도 했다. 사실 '편의점'이라는 소재 자체가 대단히 현대적인 소비공간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메시지를 이끌어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이색적인 소재로 이만큼 인간과 사회를 조명했다는 점은 충분히 의의가 있다고 본다. 게다가 여남은 소설의 마지막 3분의 1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니 나쁘지 않다. 후반부에 가서 페이지는 몇 남지 않았는데 좀처럼 결말이 보이지 않아 느꼈던 긴박함이란.
열린 결말을 좋아한다고 해도 뭐랄까.. 뒷맛이 너무 떫어서 책을 다 읽은 뒤 운동을 하면서도 찝찝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다자이 오사무(太宰治)의 <인간실격>보다도 어떤 면에서는 끝이 더 혐오스럽다. 그런 끝모를 이물감이 현대사회의 총체를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식할 것만 같은 생각에까지 미친다. 여주인공 후루쿠(古倉)는 분명 문제인식을 하고 있다. (솔직히 나는 그녀의 처지에 공감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세상사람들이 강요하는 인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녀가 어떤 경위(經緯)로 아웃라이어에 합류하게 되었는지 소설에는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 (파랑새 에피소드만이 그녀의 타고난 기질을 암시할 뿐이다.) 그래서 그녀가 어떻게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지 더욱 모호하다. 물론 이 소설은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을 풀어야 할 실마리라고 주입하는 보통사람들을 향해 일갈(一喝)을 가한다. 여하간에 후루쿠는 틀을 깨거나 벗어던지는 대신, 틀을 망각하기로 결심한다. 여전히 틀 안에서 서성이는 시하라(白羽)는 이 대목에서 후루쿠와는 방향을 달리 한다. 틀을 망각하는 방법은 단 하나다. 세상을 등지는 것이다. 속세에 남아 있되, 속세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처럼 자아를 철저히 지워버리면 세상의 틀이 옭아맬 꼴 자체가 사라진다. 소설에서 시종일관 후루쿠가 세상으로부터 부정(否定)당해 왔다면, 결말에 이른 후루쿠는 스스로를 부정할 수 있는 자가동력을 찾은 듯하다. 이는 외부의 양분 없이도 끊임없이 분열증식하는 돌연변이 종양과도 같다. 겉보기에 몸은 그대로이지만 안으로 안으로 무섭게 분열을 시작한다. 시하라는 툭하면 조몬(縄文) 시대의 순리를 들먹이지만, 나는 이를 현대판 화형식이라 일컫고 싶다.
* 꼭 기억해 두고 싶은 새로운 어휘
皺寄せ(しわよせ) : 모순이나 불합리한 일이 해결되지 않고 전가되는 일(あることの結果生じた無理や矛盾を、他の部分に押しつけること。また、その押しつけられた無理や矛盾)
掟(おきて) : 규정;법도;관례(守るべきものとしてすでに定められている事柄。その社会の定め。決まり。また、法律。法度 (はっ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