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렌웨이 웨스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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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 매일상/book 2020. 4. 25. 23:00
자유가 필요악이라면, 그리고 그 자유를 매순간 낭비하고 있다면, 차라리 이 모든 것이 착각이라면. 근사한 책표지만큼이나 모든 문장을 통째로 머릿속에 새기고 싶은 책. ……그것이 동물과 인간의 차이 아니겠는가! 당연히 루시는 상황에 따라 극도로 맹렬하게 변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미동조차 않은 채 예의 바르고 한가롭게 앉아 있었다. 인간은 지나치게 연극적인 존재라 열정도 준비하고 연습해야 한다. 그렇기에 인간 생의 절반은 모호하고 격렬한 가장(假裝)이다.―p. 27~28 하지만 루시의 가장 눈에 띄는 아름다움은 표정이었다. 작은 불꽃같아서 관심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깜빡거리지 않았고 환하거나 따뜻함도 없었다. 욕구나 소명에 인생의 모든 순간을 집중하는 기운 넘치는 남자들에게서 가끔 볼 수 있는 표정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