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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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벼운 여행(Resa med lätt bagage)일상/book 2020. 8. 3. 00:09
배가 드디어 잔교를 빠져나갈 때 나의 마음에 밀려오는 안도감을 묘사할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그때다. 아니 불러도 소용없을 만큼 배가 부두에서 멀리 떨어진 다음에…… 아무도 내 주소를 물어볼 수도, 무슨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고 소리를 칠 수도 없을 때……. 사실 여러분은 내가 느끼는 어지러울 정도의 해방감을 상상할 수 없다. 나는 외투의 단추를 풀고 담배 파이프를 꺼냈지만, 손이 떨려서 불을 붙일 수가 없었다. 어쨌건 나는 파이프를 잇새에 물었다. 파이프는 주변 환경과 나 사이에 나름의 거리를 만들어 준다. 나는 이물 앞으로 나아갔고, 도시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세상에 둘도 없이 최고로 마음 편한 관광객처럼 난간에 기대어 섰다. 맑은 하늘의 작은 구름들은 장난스럽고 기분 좋게 무질서해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