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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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학파 3세대의 철학 한 스푼일상/book 2020. 3. 14. 21:31
푸코와 들뢰즈, 과타리의 글에서 한 번 데이고 프랑스 현대철학이 아닌 사상적 조류를 찾아보고 싶었다. 꼭 철학이 아니더라도 소설이든 사회과학책이든 중세,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보다는 시점상으로 가까운 근현대에 지어진 것에 좀 더 관심이 간다. 그래서 찾아본 것이 독일 현대철학이다. 악셀 호네트(Axel Honneth)는 (비록 본인은 이런 표현을 고사하기는 하지만) 3세대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끌고 있는 좌장이고, 즉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로 대표되는 1세대와 하버마스로 대표되는 2세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읽기에 난해한 책일까봐 지레 겁을 먹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독자에게 친절한 책이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하다면 아주 잘 쓰인 논문 한편을 읽은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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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감정일상/book 2019. 12. 31. 19:43
'감정'이라는 명사를 '정치적'이라는 형용사가 꾸미고 있는 책의 제목만으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와 감정은 언뜻 보기에 어울려선 안 될, 오히려 분리시켜 봐야할 개념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으레 제목만으로 단숨에 시선을 잡아끄는 책들이, 읽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를 요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일단은 책을 집어들었다. 요즘처럼 혐오(嫌惡)와 배제(排除)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어떤 정치적 인간을 논할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이 책은 계량화된 사회과학적 논의가 쏟아지는 오늘날 독특하게도 귀납적 추리를 통해 서사(敍事)를 이끌어간다. 수치화되지 않은 것들을 불신하는 오늘날의 독자들을 감안한 듯, 저자의 글에는 풍부한 예술작품(시와 오페라, 희극과 비극, 건축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