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 앤 글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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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편의 스페인 영화일상/film 2020. 1. 25. 00:58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몇 초 동안 화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육감적으로 마블링된 패턴을 배경과 함께 포문을 여는 영화는, 뒤이어 코발트 빛 풀장의 수면 아래로 멍하니 눈을 뜬 채 부유浮遊하는 한 남자의 모습으로 연결된다. 마침내 수면 위로 고개를 젖힌 남자—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시선은, 빨래터에서 물을 긷는 아낙네—꼬마 살바도르의 어머니(페넬로페 크루스)가 등장한다—들을 그리는 장면과 엮인다.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페넬로페 크루스라니 그저 반가울 따름이다. (페넬로페 크루스는 어느 순간에 나이듦이 멈춰버린 것 같다=_=) 대단히 자전적自傳的인 영화다. 그래서일까 처음에는 공감할 포인트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사실 이 이야기가 자신의 삶을 그리고 있다는 것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서 깨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