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빼고 완벽한 뉴욕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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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생각보다 괜찮은 콤비였어일상/film 2018. 12. 28. 23:44
비고 모텐슨의 연기가 이렇게 통쾌한 적이 있었던가. 원래도 거침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의 마초적인 개성이 단연 눈에 띈다. 흑인 음악가의 수행비서를 맡은 이탈리아계 백인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실제 사례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을 통해 케네디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까지도 미국에 만연했던 인종차별을 보여준다. 이 '그린북'이라 함은 당시 흑인들을 위한 여행지침서로 여행지에서 흑인이 머물 수 있는 숙소, 흑인이 드나들 수 있는 식당을 정리해 놓은 초록색 표지의 책이다. 차라리 팸플릿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이 단촐한 여행책자를 들고 두 주인공은 미국 동남부의 순회 공연을 떠나는데, 남쪽으로 향하면 향할 수록 흑인 음악가 돈 셜리는 평생에 시달려 왔던 정체성의 혼란을 다시 마주한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