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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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타임; 조각글일상/coffee 2021. 10. 14. 01:06
# 올 가을은 책을 한 권도 집어들지 못하다. 사적인 독서가 줄어드니 심각하게 일상이 삭막해진 느낌이다. 촉촉함은 사라지고 드라이함만이..정글이 사막이 된 느낌이다. # 얼마전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과 만나다. 정말 달라진 게 없구나 싶다. 마음에 들지 않았던 구석도 또한 그럼에도 좋았던 면도.. 그리고 얼마만에 만났는데도 이렇게 어색함이 없을 수 있는 것인가. # 프랑스어 공부를 다시 시작하다. 발음과 리에종에 예외가 너무 많아 je suis désolée하다며 두 손 모아 해맑게 웃으시는 프랑스인 교수님을 보면 나도 모르게 허허 덩달아 웃음이... 또 예외냐,라는 허망한 웃음 5%, 하나 배워간다는 즐거움 95%. 그래도 평생 접해볼 일 없을 프랑스 문학을 발췌문이기는 하지만 원전으로 보는 묘미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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咖啡時間일상/coffee 2021. 6. 25. 02:00
Though we've got to say goodbye for the summer Darling, I promise you this I'll send you all my love Every day in a letter Sealed with a kiss Yes, it's gonna be a cold, lonely summer But I'll fill the emptiness I'll send you all my dreams Every day in a letter Sealed with a kiss I'll see you in the sunlight I'll hear your voice everywhere I'll run to tenderly hold you But darling you won't be 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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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Time일상/coffee 2021. 3. 14. 16:19
나는 존중받는 느낌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나 배려는 오늘날 가장 빠르게 희미해져가는 미덕이기도 하다. 모름지기 사람은 이성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감정적 존재이기도 하다. 무수히 얽힌 관계에서 팩트체크를 하는 것 역시 의미 있지만, 서로의 감정을 헤아리는 것 역시 필요한 까닭이다. 그런 면에서 뉴스와 생활정보, 가십, 스캔들은 과잉이다 싶을 만큼 흘러넘치지만, 이토록 많은 텍스트와 이미지를 섭취해도 섭취해도 포만감이 들지 않는 까닭은, 아마도 어떤 형태의 영양 불균형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성에 대한 과신으로 타인을 힐난할 권위를 획득하고, 낙인 찍을 자격을 얻고, 평가절하할 기회를 갖고, 그렇게 알량한 자존감을 근근이 채워나가는 동안 정작 필수적인 감정—관계 안에서의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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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타임일상/coffee 2020. 8. 9. 13:10
# 친구녀석 일하는 데 가서 밥 얻어먹고 커피까지 얻어먹은 날 # 동묘앞역 환승통로에는 종종 더덕냄새가 난다. 보따리를 늘어놓고 부지런히 더덕을 손질하며 행상하는 할머니들. 6호선 환승통로가 새로 지어지던 십수 년 전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열차를 놓칠까봐 급하게 걸어가는데 스카프에 가려진 할머니의 두꺼운 주름이 시야에 들어오더니 가시처럼 마음에 박혔다. 잠깐 마음이 아팠고, 그럼에도 쉼없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나 자신에게 얄팍한 위선 같은 걸 느꼈다. 한창 걷다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돌부리에 채인 기분이었다. # 중국산 하늘소가 나무 속을 갉아먹어 죽어나는 국산 나무가 많다고 한다. 얼마전 하늘소를 보며 자연이 회복하는 신호라고 생각했던 게 씁쓸하게 여겨졌다. 무언가에게 해로운 생명체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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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Time일상/coffee 2020. 7. 23. 00:05
라는 카테고리가 커피라는 공통분모 외에는 딱히 일관된 주제나 테마가 있는 카테고리는 아니다. 처럼 머릿속에 엉킨 생각들을 정돈하는 정도의 공간이기 때문에 따로 태깅을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기록을 남기는 리듬을 유지해 오고 있었는데, 7월 들어서는 아무래도 이 카테고리에 이번 달의 기록을 남기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카페야 수시로 다녀도, 독서를 하거나 필요한 공부를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노트북으로 자질구레한 문서 작업을 할 뿐이지, 딱히 기록을 따로 남겨둬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의미 있는 만남이나 순간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그런 상태로 시간을 보낼 것 같았다. 회자정리(會者定離)를 앞둔 시점에서 몇몇 만남이 있기는 있었다. 시간 순서상으로 가장 먼저 중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