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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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평등 기원론일상/book 2020. 12. 20. 15:38
중고등학교 때 사회계약설이 나오면 로크, 홉스, 루소의 이론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채 두세 문장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부끄럽게도) 이 세 인물 가운데 원전을 직접 읽어본 것이 하나도 없다=_= 과연 고전은 고전이라 불리는 까닭이 있는 모양이다. 루소의 은 누구나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프랑스어나 독일어의 경우 번역이 잘못 되면 읽기가 까다로운데, 이 책의 경우는 읽기가 어렵지도 않고 한국어 분량도 채 150페이지가 되지 않으므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왜 여태껏 이 책을 집어들 생각을 못했는지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싶다. 유발 하라리의 나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못지 않게 ‘사람’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장 자크 루소가 17세기 유명 철학자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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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타자일상/book 2020. 4. 8. 21:12
레비나스의 글은 처음이지만 이런 글들을 읽으며 삶에 서 큰 용기를 얻는다. 철학에 문외한이기 때문에 허풍잡는 소리이기는 하지만 이래서 철학책을 찾는가보다 싶다.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더라도 하나의 글덩어리를 음미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읽어내려갔다. 활자는 크고 행은 여유가 있어 좋다. 아주 단출한 책인데 내용은 단출하지가 않다. ‘사유하는 존재서로의 인간’이라는 데카르트의 명제 이후 오늘날 현대철학은 인간 주체의 죽음을 고하기에 이르렀다고 역자는 잠시 짚고 넘어간다. 단, 레비나스의 글을 읽으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렇게 느꼈다. 존재의 부재가 단지 물리적인 죽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인간은 존재에 가해지는 부재(不在) ―존재의 현현과 익명성 자체가 되어버린 존재 ―의 그늘 아래 인식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