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블랑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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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위염일상/book 2020. 7. 7. 00:10
모리스 블랑쇼의 『도래할 책』 다음으로 읽은 이 책 역시 문학은 아니다. 이 책은 '오늘날 지성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안토니오 타부키(Antonio Tabucchi)와 베르나르 코망의 대담집이다. 소방관의 은유(隱喩)―화재가 났을 때 지성인이 해야 할 역할은, 첫째 소방관을 부르고, 둘째 현 지자체장이 아닌 후세대를 잘 교육해야 한다는 움베르토 에코의 논설에 저자가 의문을 제기하며 글이 시작된다―에서부터 이 글이 예상했던 소설이 아니어서 흠칫했고, 그 다음으로는 '지성인'에 대해 논의한다는 점에서 좀 당혹스러웠다. 지성인. 젠체하며 고리타분하게 주제의식을 다루고 있는 건 아닌지, 그건 차치하고서라도 오늘날 지성인은 무엇인지 여러모로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프랑스 출간을 염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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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할 책일상/book 2020. 7. 1. 00:07
처음에는 문학비평서인 줄도 모르고 그저 소설로 알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을 소설이라 여기고 이라는 제목을 접하면 굉장히 구미가 당긴다. 책은 뱃사람들을 영도(零度; zero degré)로 이끌어가는 세이렌의 이야기와 함께 포문을 연다. 제임스 조이스가 에서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의 그리스 신화를 차용했던 것이 떠오른 이 대목에서 모리스 블량쇼의 글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뒤이어 프루스트의 글에 나타난 시간 관념을 해제(解題)하는 과정에서부터는 건조하고 딱딱한 문학비평 이야기로 넘어간다. 문학비평이라기보다 철학에 가까운 그의 글―서로가 서로를 밀어내는 음양(陰陽)의 무한궤도를 연상시키는 그의 사상은 동양적이고 신비스러운 느낌마저 풍긴다―이 실제 영양가가 있든 없든간에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