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도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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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목항으로여행/2021 봄 원산도 2021. 5. 4. 09:05
좁다란 골목을 빠져나와 선촌 선착장에 다다랐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부두 위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녹슨 닻이다. 로고나 심벌로 ‘닻’을 본 적은 자주 있지만 실물로 닻을 보니 잠시 인지부조화가 일어나는 듯하다. 구릿빛으로 얼룩덜룩 녹이 슨 닻이 뭉텅이로 쌓여 있는데, 그 크기가 기우뚱하게 있는 바로 옆 가로등과 비슷하다. 선촌항 맞은편으로는 가까이에 효자도가 보이고, 몇 편의 작은 어선이 아무런 규칙과 상관 없이 정박되어 있다. 영목항보다도 한결 사람의 기척을 느낄 수 없는 곳이다. 다시 원산안면대교로 향하기 위해서는 야트막한 고개 하나를 넘어야 한다. 시골집에는 어딜 가나 개를 키우는 모양이다. 골목을 가로지를 때마다 개짖는 소리가 저마다의 울음으로 들려오고, 때로는 짖는 개를 나무라는 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