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니 디 피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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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현대사: 후견과 저항의 줄다리기일상/book 2021. 6. 24. 15:35
고대와 중세에 유럽사 속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탈리아는 근현대사에 접어들면 그 존재감이 미약해진다. 이탈리아라는 나라는 그 자리에 계속해서 있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 가까워져 올 수록 이탈리아라는 예전의 영광을 유지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정말 그런 것일까? 사실 근대국가로서 오늘날 이탈리아는 19세기에 뒤늦게 형성된 것이다. 이탈리아는 남북이 통일된 이후에도 두 지역은 사회경제적으로 제각기 서로 다른 발전궤적을 그렸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양차 대전 시기에 국왕은 파시즘이 득세하는 것을 막는 데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따라서 전후 이탈리아의 역사는 반파시즘과 함께 태동하지만 동시에 민족해방위원회의 소멸이라는 굴절도 함께 경험한다. 레지스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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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현대사 [갈무리]일상/book 2021. 6. 23. 23:29
공동체 의식은 그토록 강했지만 수그러들 수도 있었다. 젊은 세대에게 부모들(특히 아버지들)의 사회주의 규범이란 해방 못지않게 종종 억압으로 경험되었다. 파시즘 시기는 앞서 묘사한 사회적인 유형들과 구조들을 완전히 파괴하지는 못했지만, 그것들을 훨씬 덜 보편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파시즘은 곤봉으로 그리고 [대대적인 광고나 홍보물 같은] 은밀한 설득자로 노동계급 동네에 들어왔다. 사회주의 네트워크와 조직들이 파괴되면서 사람들은 각자의 가족 속으로 침잠했다. 구술 증언들은 한결같이 노동계급 구역에 내려앉은 침묵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저항운동은 일부 상징적인 제스처에 국한되었다. 노동절에 붉은 타이나 멜빵을 메는 것, 일터의 화장실에 슬로건을 낙서하는 것 정도로 말이다. —p. 33 독일이 버티고 있음에도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