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투쟁
-
프랑크푸르트 학파 3세대의 철학 한 스푼일상/book 2020. 3. 14. 21:31
푸코와 들뢰즈, 과타리의 글에서 한 번 데이고 프랑스 현대철학이 아닌 사상적 조류를 찾아보고 싶었다. 꼭 철학이 아니더라도 소설이든 사회과학책이든 중세,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보다는 시점상으로 가까운 근현대에 지어진 것에 좀 더 관심이 간다. 그래서 찾아본 것이 독일 현대철학이다. 악셀 호네트(Axel Honneth)는 (비록 본인은 이런 표현을 고사하기는 하지만) 3세대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이끌고 있는 좌장이고, 즉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로 대표되는 1세대와 하버마스로 대표되는 2세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명맥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읽기에 난해한 책일까봐 지레 겁을 먹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독자에게 친절한 책이었다. 이런 표현이 적절하다면 아주 잘 쓰인 논문 한편을 읽은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
인정투쟁일상/book 2020. 3. 13. 00:08
정신사적으로 볼 때 근대 사회철학의 등장은 사회적 삶을 근본적으로 ‘자기보존’(Selbsterhaltung)을 위한 투쟁관계로 규정하려는 계획에 따른 것이다. 예를 들어 마키아벨리의 정치 저술에서 주체들이란 자신의 이해를 둘러싼 지속적 경쟁 속에서 서로 대립하는 정치적 존재로 파악되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견해는 토머스 홉스의 저작 속에서 국가의 주권을 계약론적으로 정당화하는 중대한 토대가 된다. 이러한 ‘자기보존을 위한 투쟁’이라는 새로운 사고 모델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중세까지 효력을 발휘했던 고대 정치이론의 주요 구성 요소들이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적 정치론에서 중세의 기독교적 자연권이론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근본적으로 일종의 공동체적 존재, 즉 정치적 동물(zoon p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