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자크 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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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무니타스(Communitas)일상/book 2023. 7. 19. 00:12
는 오늘날 철학적 논의에서 도외시되고 있는 공동체 개념에 대해 사유하는 책으로, 두려움(홉스)-죄(루소)-법(칸트)-무아지경(하이데거)-경험(바타유)의 크게 다섯 가지 파트로 나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칸트와 하이데거 파트를 굉장히 어렵게 읽었다. 특히 법의 세계로 이어지어는 칸트 파트는 따라가지 못하고 헤매는 바람에 몇 번을 읽고 다시 읽어도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이 다섯 꼭지의 논의는 공동체에 대해 서로 다른 접근법을 가지고 있지만, 상이한 공동체 이론을 따로따로 소개한다기보다는 홉스와 대비되는 바타유의 사유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빛깔의 공동체 철학을 스펙트럼처럼 펼쳐보인다고 할 것이다. 가장 먼저 으로 대표되는 홉스의 사회계약론에 따르면 리바이어던을 구성하는 동력은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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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발명 1700~1789 / 1789 이성의 상징일상/book 2021. 1. 26. 23:21
강렬한 자유가 펼쳐진다는 말은 무엇인가? 사실 초기 낭만주의에서 고삐 풀린 상상력의 수단을 동원하는 일은 진정한 독립성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성인이 되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데서 느끼는 두려움의 표시로 나타난다. 칸트는 ‘계몽’이라는 말을 미성년에서의 벗어남, 전통적인 권위의 족쇄를 결국 용기 있게 벗어나 자유롭게 사유하는 의식의 해방이라는 뜻으로 사용했다. 사악한 즐거움을 대표하는 이들이 빛을 마주할 때 질겁한다는 말은 단순한 은유가 아닐 것이다. 그들은 그 무엇도 내면의 법을 피해갈 수 없는 성취하기 어려운 자유를 주장하기보다 대문자의 아버지Père라는 전통적인 형상을 모독하는 편을 선호한다. 그들은 감히 맞서고 과오를 저지르려는 열망에 사로잡혀, 결국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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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불평등 기원론일상/book 2020. 12. 20. 15:38
중고등학교 때 사회계약설이 나오면 로크, 홉스, 루소의 이론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난다. 채 두세 문장이 되지 않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부끄럽게도) 이 세 인물 가운데 원전을 직접 읽어본 것이 하나도 없다=_= 과연 고전은 고전이라 불리는 까닭이 있는 모양이다. 루소의 은 누구나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프랑스어나 독일어의 경우 번역이 잘못 되면 읽기가 까다로운데, 이 책의 경우는 읽기가 어렵지도 않고 한국어 분량도 채 150페이지가 되지 않으므로 부담스럽지도 않다. 왜 여태껏 이 책을 집어들 생각을 못했는지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읽어서 다행이다 싶다. 유발 하라리의 나 제레미 다이아몬드의 못지 않게 ‘사람’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고 있다. 비록 지금은 장 자크 루소가 17세기 유명 철학자의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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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데리다의 글을 읽고일상/book 2020. 9. 5. 17:52
자크 데리다의 글을 읽고 느낀 점을 남기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길고 어려운 글이었기 때문에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차일피일 글쓰는 것을 미뤄왔다. 이전에 미셸 푸코와 들뢰즈, 과타리의 글도 일부 읽어봤지만, 프랑스 철학은 참 난해하다. 바로 그 난해하다는 매력(?) 때문에 계속 글을 찾아서 읽는데, 『그라마톨로지』는 그에 비하면 난해한 편도 아닌 것 같다. 프랑스어로 된 원본이더라도 읽기 까다로웠을 것 같은 글이다. 역자도 이전에 한 번 번역했던 것을, 다시 한 번 곱씹으며 정리정돈을 했다고 하는데 어마어마한 작업이었을 것 같다. 이 책에는 매우 다양한 인물과 철학이 소개된다. 소쉬르, 프로이트, 레비스트로스, 하이데거, 후설, 헤겔, 루소까지. 이밖에도 생소한 언어학자들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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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마톨로지(Grammatologie)일상/book 2020. 8. 23. 00:25
이 제목 아래 어떤 생각을 품든 간에, 언어의 문제는 결코 여러 문제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오늘날만큼 그 문제가 있는 그대로 가장 다양한 연구들과 그 의도, 방법, 이데올로기에 있어서 가장 이질적인 담론들의 세계적 지평을 침입한 적은 없었다. ‘언어’라는 낱말의 평가 절하 그 자체, 그 낱말에 부여하는 신용에서 그 어휘의 졸렬함, 헐값에 농락하려는 유혹, 유행에 수동적으로 자신을 내맡기는 것, 전위의식(conscience d’avant-garde), 즉 무지, 이 점들 모두가 그 점을 증언한다. ‘언어’라는 기호의 인플레이션은 기호 자체의 인플레이션이며 절대적 인플레이션이자 인플레이션 그 자체이기도 하다. ―p. 41 ……세심한 주의를 필요로 하는 그 역설은 다음과 같다. 자연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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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감정일상/book 2019. 12. 31. 19:43
'감정'이라는 명사를 '정치적'이라는 형용사가 꾸미고 있는 책의 제목만으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치와 감정은 언뜻 보기에 어울려선 안 될, 오히려 분리시켜 봐야할 개념들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으레 제목만으로 단숨에 시선을 잡아끄는 책들이, 읽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시간과 인내를 요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지만 일단은 책을 집어들었다. 요즘처럼 혐오(嫌惡)와 배제(排除)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어떤 정치적 인간을 논할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이 책은 계량화된 사회과학적 논의가 쏟아지는 오늘날 독특하게도 귀납적 추리를 통해 서사(敍事)를 이끌어간다. 수치화되지 않은 것들을 불신하는 오늘날의 독자들을 감안한 듯, 저자의 글에는 풍부한 예술작품(시와 오페라, 희극과 비극, 건축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