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페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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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사용법(La vie mode d'emploi)일상/book 2021. 12. 13. 02:26
세 번째 조르주 페렉의 소설이다. 『사물들』, 『어느 미술애호가의 방』, 이어서 『인생사용법』. 배송된 책을 받아보고 나서야 이 책이 꽤나 두껍다는 것을 알았다. 앞의 두 책은 단편소설이었기 때문에 『인생사용법』도 그 정도 길이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다. 책이 생각보다 커서 주문서를 다시 확인해보니 두께만큼 가격이 제법 나간다. 여러 책들을 함께 주문하다보니 가격이며 규격정보를 제대로 체크하지 않았던 것이다. 어쨌든 읽고 싶었던 책이었기 때문에 이런 문제들은 부차적이기는 해도, 이 두께에 내용이 매우 난해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책의 말미에 작품 해설에서 언급되기는 하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에피소드는 매우 지엽적인 사물들이나 미시적인 대상들에 천착하고 있다. 가령 매 에피소드의 서두마다 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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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미술애호가의 방일상/book 2021. 7. 20. 03:04
『인생사용법』도 읽어봐야겠다!! 요컨대 이 작품과 관련해 거의 병적이라 할 만한 매혹을 일으키는 요인은, 화가의 기술적 능력보다 공간적이면서도 시간적인 투시법의 실현에 있었다. 그러나 레스터 노박은 결론에서 결코 이러한 전망의 의미를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작품은 예술의 죽음을 나타내는 이미지이며, 자신의 고유한 표본을 무한히 반복하도록 운명지어진 이 세계에 대한 거울과 같은 반영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박은 관람객을 극도로 격앙시킨 모사화와 모사화 사이의 미세한 차이들이야말로, 예술가의 우울한 운명에 대한 최후의 표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작품에 나타난 이야기에 의해서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는 예술가가 이러한 차이를 통해 한순간이나마 예술의 기존 질서를 어지럽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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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Les choses)일상/book 2020. 3. 31. 02:51
사실 이 책을 이렇게 후딱 읽을 줄은 몰랐다. 카페 마감시간을 1시간 반 여 앞두고 140여 페이지 되는 이 책을 휘리릭 읽었다. 속독을 한 건 책을 얼른 읽은 다음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려던 생각에서였는데, 그것도 타이밍을 잃어서 다 읽은 책을 그냥 고스란히 들고 왔다;; 120% 내 상황을 잘 나타내준 소설이었고, 아마 사회초년생이라면 누구나 다 느낄 법한 내용이었다. 사실 묘사가 너무 정확해서, 좀 더 장편소설이거나 아니면 연작이기를 바랐을 정도다. 물질적인 혜택을 누리고 있으면서도 뿌리부터 부자유하다는 느낌. 소확행을 바라는 것 같지만, 사실은 부자이지 못한 자신에게 습관적으로 분노를 느끼는 일상. 보헤미안처럼 방랑하는 듯하지만, 행여 현재의 일상이 기획한 구조로부터 유리(遊離)될까봐 노심초사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