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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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 수네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 : 라이제(Leisee)에서 끝마치다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24. 00:03
일반적으로 라이제에 비친 마테호른을 보는 것이 절경이라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탁트인 슈틸리제가 제일 마음에 들었다. 코스의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라이제에 도착하니 호수 한가운데 분수가 설치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관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탓이 클 것이다. 반면에 슈틸리제와 그린지제는 자연적인 느낌이 묻어나고, 다른 한편으로 먼 발치에서 바라본 그륀제(Grünsee)는 ‘연못’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대단히 작았다. 또한 이름 그대로 에메랄드 빛 녹색(Grün)을 띠고 있었다. 모스지제(Mosjesee)는 앞서 말한 것처럼 한창 공사중인 상태여서 수시로 레미콘 차량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드나들고 있었는데, 사방이 청정한 이곳 지방에서 흉물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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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 수네가 파라다이스(Sunnegga Paradise) : 슈텔리제(Stellisee)로부터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23. 22:15
체르마트의 2일째 되는 날, 새벽 5시 반경 아침 일찍 키어쉐(Kirche) 다리에 올랐다. 다리에는 나와 아버지 말고도 몇몇 사람들이 더 있었는데, 대부분 일본인들이었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서 마테호른에는 구름 한 점 보이지 않았다. 해가 뜨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이미 동쪽 하늘부터 주위가 환해졌다. 여름임에도 산골짜기여서 그런지 쌀쌀한 아침이었다. 일출 시각을 넘겨도 일명 ‘황금호른’은 보이지 않았다. 해가 뜨고 한참이 지나고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 마테호른의 사면(斜面)은 전자레인지에 들어간 음식처럼 샛노랗게 달궈지기는커녕 요지부동이었다. 서광(瑞光)이 사라진 30분이 지나도 마테호른 봉우리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하릴없이 왔던 길을 되돌아 숙소로 갔다. 결론은 아무리 날씨가 쾌청해도 어떤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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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 체르마트(Zermatt) 시내 이곳저곳,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20. 00:15
일찌감치 시내에 내려와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신 엄마와 동생이 부러웠을 만큼 하이킹 후 체력이 달리는 상황. 저녁까지 시간이 꽤 남은 상태여서 동생과 시내에 나가 기념품을 좀 사기로 했다. 9일 일정에서 어느 덧 두 번째 도시에 이른 만큼 슬슬 기념품을 챙겨야겠다 싶었는데, 회사 동료들에게 줄 간단한 기념품과 무엇보다 치즈를 사갈 생각이었다. 치즈를 부탁한 사람(quelqu'un)이 있어서 여행하는 동안 거리에 치즈가게(fromagerie)가 있는지 둘러보았지만, 치즈를 활용한 요리는 많은데도 정작 치즈가게는 보이지 않았다. 정육점(boucherie)에서 치즈를 취급하나 진열장을 들여다봐도 치즈는 거의 없었다. 물론!! 베른이나 툰의 재래시장에 갔을 때 내가 찾던 치즈—정말 통으로 돼서 필요한 만큼 썰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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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 로텐보덴(Rotenboden)과 리펠베르그(Riffelberg)를 거쳐, 야생화의 향연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19. 00:01
아름다운 몬테로사를 등 뒤로 하고 이제는 마테호른을 마주보며 고르너그라트 전망대에서 뻗어나온 경사면을 걸어내려간다. 그러니까 고르너그라트를 기점으로 동쪽에 자리잡은 몬테로사와 동생처럼 어울리고 있는 리스캄(Lyskamm)에서부터 서쪽에 자리잡은 마테호른을 향해 서쪽으로~ 서쪽으로~ 걸어가는 것이다. 한참 걸어가다 뒤돌아 보면 언덕 너머로 몬테로사가 고개를 빠꼼히 내밀었다 사라지는 풍경이 반복된다. 혹성을 여러 개 이어붙인 뒤 새하얀 눈가루를 얹은 듯한 몬테로사의 모습은 정겹기까지 하다. 원래는 로텐보덴(Rotenboden)도 올라가볼 생각이었지만, 마침 봉우리를 잇는 곤돌라가 수리중이어서 그냥 지나치고 곧장 리펠베르그(Riffelberg)로 향했다. 크고작은 호수를 지나치고 비탈에 난 오솔길을 따라 걷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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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마테호른이 바라다보이는 곳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18. 22:00
체르마트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다섯 시경. 체르마트의 도시 분위기는 그린델발트의 그것과 확실히 다르다. 우선 도시의 규모가 아담하고 길도 협소하다. 화석연료 사용이 금지된 지역인 만큼, 인도의 릭샤를 닮은 소형 전기차―물론 끈질기게 흥정하고 난폭하게 운전하는 릭샤와 결코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다;;―가 운행한다. 게다가 마차도 다닌다. 사람들도 관광객 느낌이라기보다는 등산객 느낌이 난다. 우리의 숙소는 비스파(Vispa) 강 바로 옆에 위치한 빌라로, 원래 예약해둔 호텔에서 별도 건물에 따로 운영하고 있는 아파트 형태의 숙소였다. 마테호른 봉우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점에 있다고 직원이 설명해 주어서 기대가 컸는데, 과연 마테호른 봉우리가 떡하니 보이는 위치이기는 했으나..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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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 툰(Thun), 아레 강의 끝과 맞닿는 곳여행/2019 스위스 종단여행 2019. 10. 11. 00:20
선착장은 툰 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역앞 버스정류소를 가로질러 곧장 툰 구시가지로 향했다. 툰 구시가지는 아레강에 자리잡은 하중도(河中島)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었는데,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한창 일하고 있어야 할 시간에 와인을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구글맵으로 검색했을 때 평점이 좋았던 ‘비노텍 툰(Vinothek Thun)’이라는 레스토랑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바로 옆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각기 네 가지 메뉴―피자 하나에 리조또 하나, 파스타 둘―를 주문하고, 우리도 테라스에 앉은 사람들처럼 로제 와인과 레드 와인을 글라스로 주문했다. 에 나오는 캐릭터 누군가를 닮은 듯한 주인 아저씨는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