퀘벡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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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탐구일상/film 2024. 9. 24. 11:34
모처럼 프랑스어로 된 영화를 봤다. 퀘벡 영화인지라 억양이 다르기는 하지만 프랑스 감성이 묻어나는 영화다. 영화는 두 남자-취향이 맞는 지적인 남자와 남성적인 면모를 지닌 남자-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소피아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간중간에 플라톤을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장켈레비치, 훅스 등 철학가들의 사랑 철학이 언급돼서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눈내리는 주유소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쉘부르의 우산의 마짐가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쥬느비에브와 해후한 기(Guy)가 다시 자신의 가정으로 복귀하는 모습과 실뱅을 떠나기로 한 소피아의 처량한 모습은 다르다. 전자는 옛사랑을 마음에 묻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 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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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없는 삶일상/film 2022. 12. 28. 18:19
온풍기 앞에서 노곤노곤 꾸벅꾸벅 졸면서 관람한 영화라 리뷰다운 리뷰를 남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영화는 어쩐지 로맹 가리의 『자기 앞의 생(La vie devant soi)』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었다. 레오(Léo)라는 꼬마는 스스로를 레올로(Léolo)라고 명명한 자신만의 세계에서 자신을 둘러싼 병적인 여건을 통과할 수 있는 해방구를 찾아나간다. 레오 가족의 병적인 모습들은 레오로 하여금 어린 아이다운 발랄한 상상력을 자극하기보다는 어두침침한 은신처로써의 뒤틀린 환상을 부추긴다. 변기 위에 올라앉아 '밀어 내(Pousse)!'라며 고함치는 레오의 엄마, 레오가 익사 직전에 이르기까지 그의 머리를 물에 처박는 할아버지, 동네 깡패에게 겁박을 당한 뒤 근육을 키우는 데 강박을 가지고 있지만 정신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