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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탐구/코미디로맨스/모니아 쇼크리/소피아(마갈리 레핀 블롱도), 실뱅(피에르 이브스 카르디날)/110 모처럼 프랑스어로 된 영화를 봤다. 퀘벡 영화인지라 억양이 다르기는 하지만 프랑스 감성이 묻어나는 영화다. 영화는 두 남자-취향이 맞는 지적인 남자와 남성적인 면모를 지닌 남자-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소피아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중간중간에 플라톤을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 스피노자, 쇼펜하우어, 장켈레비치, 훅스 등 철학가들의 사랑 철학이 언급돼서 사랑의 실체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눈내리는 주유소에서의 마지막 장면은 쉘부르의 우산의 마짐가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물론 쥬느비에브와 해후한 기(Guy)가 다시 자신의 가정으로 복귀하는 모습과 실뱅을 떠나기로 한 소피아의 처량한 모습은 다르다. 전자는 옛사랑을 마음에 묻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모습, 후자는 여전히 사랑의 아리송한 정체를 알지 못해 홀로 남은 모습이다.
<사랑의 탐구>는 또한 전통적 가치관과 새로운 가치관이 충돌하는 모습을 비춤으로써, 오늘날의 워키즘(wokisme)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깨어있다(woke)"는 것은 무엇으로부터 깨어 있다는 의미일까?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문화에 물들어가면서도, 워키즘이 독트린을 대체하기 위한 또 하나의 독트린이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일상 > film'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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