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몸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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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V: 혁명: 농지개혁부터 드루수스의 개혁 시도까지일상/book 2021. 3. 15. 02:59
멀리서는 이렇게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사태는 전혀 달랐다. 귀족정 정부는 스스로의 업적을 망가뜨린 모든 일을 행하고 있었다. 칸나이 패자와 자마 승자의 아들과 손자가 아버지와 할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사람이었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원로원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다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확고한 부와 물려받은 정치적 지위를 가진 소수의 폐쇄적 가문들이 정부를 이끄는 곳에서, 이들은 위기의 시대에는 무엇과도 비교될 수 없는 끈질긴 일관성과 영웅적 희생정신을 발휘했고, 평화의 시기에는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이고 느슨하게 국가를 운영했다. 그런데 문제의 핵심은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세습과 동료제에 있었다. 병원 물질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이것을 키우는 데는 우연이라는 태양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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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III : 이탈리아 통일에서 카르타고 복속까지일상/book 2021. 1. 13. 02:02
한니발은, 이탈리아에서 드러난 그의 모든 행동 방식으로 보건대, 두 가지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 첫째로 작전 계획과 교전 지역을 수시로 변경함으로써 전쟁을 일종의 모험처럼 이끈다는 것이었고, 둘째로 전쟁의 궁극적 목표는 군사적 성공이 아니라 정치적 성공에, 즉 이탈리아 연방의 점진적 분열과 최종적 붕괴에 달려 있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원칙은 필연적이었는바, 다각도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팽팽한 균형을 이루기 위한 그의 유일한 무기는 군사적 천재성을 십분 발휘하는 것뿐이었는데, 그러려면 늘 예측 불가능한 전술 조합으로 적군을 유인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 그가 패전하는 것이었다. 또한 한니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정치적 안목에 따른 것인데, 전투의 강력한 승자였지만 매번 수도 로마가 아니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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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II : 로마 왕정의 철폐에서 이탈리아 통일까지일상/book 2020. 12. 29. 22:36
두 번째 “로마사”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1. 왕정 철폐 이후 라티움의 정치제도(호민관 제도) 2. 라티움의 대내 전쟁(vs. 에트루리아, 삼니움) 3. 라티움의 대외 전쟁(vs. 대희랍 동맹) 이 가운데 두 번째 내용은 개인적으로 지루했다. 지루했다기보다는 읽기 힘들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국시대의 세 나라(고구려, 신라, 백제)뿐만 아니라 다른 연맹국가들—부여, 옥저, 동예, 가야—같은 국가들도 함께 다루는 파트다. 그런데 지명이나 인명이 매우 많이 등장하는 데 비해 앞에 실린 지도에는 지명이 1권만큼 상세하게 소개돼 있지 않아서 조금 읽기가 까다로웠다. 하지만 이탈리아 반도의 패권을 두고 각국이 대외 세력—켈트족이나 그리스, 카르타고—을 끌어들이며 이합집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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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젠의 로마사 I : 로마 왕정의 철폐까지일상/book 2020. 12. 18. 15:42
테오도르 몸젠의 는 독일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인 동시에 역사서이면서 문학상을 수상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각별한 책이다. 역사책을 종종 찾아 읽기는 하지만 고대사에 대한 글은 많이 찾아보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희랍 민족의 특징은 개체를 위해 전체를, 시민을 위해 공동체를, 공동체를 위해 민족을 희생시키는 것이며, 삶의 목표는 미(美)와 선(善), 그리고 종종 학문적 여가에 있다는 것이다. 각 도시 국가의 지역 분권주의를 근본적으로 강화하고, 이후 소위 자치 권한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정치발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최초로 신들을 인간의 모습으로 만들었으며, 결국 신들을 부정하는 종교관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운동에서 거리낌 없이 발가벗은 사지를 드러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