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
-
겨울 산책일상/book 2021. 3. 22. 20:16
무덤에서 평온하게 쉬기 전까지 낙엽은 얼마나 많이 팔랑거리는가! 그토록 높이 솟아 있다가 얼마나 만족스러워하며 다시 흙으로 돌아와 나무 밑동에 누워 썩어가며 새로운 세대가 자신처럼 높은 곳에서 팔랑거릴 수 있도록 영양을 제공하는가! 낙엽은 우리에게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가르쳐준다. 불멸에 대한 믿음을 자랑하는 우리 인간에게 낙엽처럼 우아하고 원숙하게 눕게 될 날이 과연 올까? 화창하고 고요한 가을날, 평온하게 손톱을 깎고 머리카락을 자르듯 육신을 버릴 수 있을까?—p. 42 사물이 눈에 보이지 않는 건 우리 시선이 닿는 곳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눈이 그쪽으로 가지 않기 때문이다. 앞을 볼 수 없는 젤리처럼 눈 자체는 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넓고 멀리 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