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조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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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의 바다여행/2021 무더위 한려수도 2021. 9. 30. 17:33
이튿날 새벽 다섯 시 경 눈을 떴다. 정확하게는 눈이 뜨여졌다. 여름의 아침은 부지런하다. 벌써 동쪽으로 해가 터오고 있었다. 나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다. 하지만 먼길을 이동하는 동안 리듬의 일부가 깨진 모양이었다. 어쨌든 통영에서 묵는 숙소는 장평리에 위치해 있었다. 즉 통영의 북동부 지역이다. 테라스로 나서면 거제대교와 신거제대교가 한 눈에 보인다. 남해에서는 서쪽으로 바다에 면한 항구에 머물렀기 때문에 노을을 구경하기 좋았다면, 통영에서는 해돋이를 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해가 뜨는 맞은편 방향에서부터 길다란 구름 몇 가닥이 선혈(鮮血)에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어딘가에서 법경을 읊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 새벽에 작은 법회 같은 것이 열리는 모양이다. 생경한 소리와 생경한 풍경에 잠시 기분이 몽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