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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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화문으로부터주제 없는 글/印 2024. 5. 12. 23:23
“창덕궁은 왕자의 난 이후로 조선시대 실질적인 법궁의 역할을 해왔고…” 앞에 서서 기계적으로 설명을 덧붙인다. 주말이 되면 박물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 시절, 도슨트를 희망하는 관람객이 도착하면 앞에서 으레 ‘조선시대 사실상의 법궁’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문장을 약간씩만 표현을 달리하며 줄줄 읊곤 했었다. 하루는 평일에 생긴 휴일을 이용해 창덕궁에 다녀왔다. 평일이어서 한산하게 둘러볼 수 있겠거니 생각했건만, 알록달록 개량된 한복으로 차려 입은 외국인들로 매표소가 인산인해다. 벌써부터 질리는 풍경이지만 그렇다고 도착한 발걸음을 돌리기도 아쉬워 입장료를 지불하고 돈의문을 통과한다. 마지막으로 창덕궁을 찾은 게 언제인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지라, 생전 처음으로 창덕궁을 찾은 것처럼 모든 풍경이 새롭게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