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자기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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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일상/book 2020. 5. 1. 21:50
버지니아 울프의 을 읽은 뒤 이 책을 집어든 것을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 해야할지…… 집을 나서며 가장 얇은 책을 고른다는 것이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 이전에 읽다 만 슬라보예 지젝(Slavoj Žižek)의 을 떠올리게 하는 책 제목 때문에, ‘사건의 반전(反轉)’이나 ‘인식의 환기(喚起)’가 압축적으로 담긴 글을 잠시 기대했던 것 같다. 물론 어떤 의미에서 이 책만큼 어떠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글도 없지만. 임신 중절을 시도하는 어느 대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버지니아 울프의 글과 매끄럽게 이어진다. 글에는 뱃속 아이의 아빠에 대한 부분이 사실상 도외시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화자의 행위와 감정 그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차우셰스쿠 독재통치 하 불법적으로 임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