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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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소돔과 고모라 I일상/book 2021. 5. 23. 23:21
부제에서 암시하는 그대로 샤를뤼스 남작과 '나'의 연인 알베르틴의 일탈을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나'는 알베르틴을 처음 만났던 발베크로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가능하다면 마르셀 푸르스트가 소설의 배경으로 썼던 브르타뉴, 노르망디 지방과 파리 시내의 지도를 구해서, 언젠가 프랑스를 제대로 여행할 기회가 있다면 천천히 둘러보고 싶다+_+ 게르망트 댁에서의 저녁 파티 초대를 확신할 수 없었던 나는 파티 참석을 서두르지 않고 밖에서 한가로이 서성거렸다. 여름의 태양도 나와 마찬가지로 움직임을 서두르지 않는 듯 보였다. 밤 9시가 지났는데도 콩코르드 광장의 룩소르 오벨리스크에는 해가 분홍빛 누가처럼 드리워져 있었다. 그러다 해가 그 빛깔을 수정하여 금속 물질로 바꾸자 오벨리스크는 더없이 소중한 모습을 띠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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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II일상/book 2018. 3. 4. 02:55
칩거생활은 세월의 흐름을 정지시키므로 시간을 버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소를 바꾸는 일일 때가 있다. 발베크로의 내 여행은 그저 자신의 치유된 모습을 보고자 나서는 회복기 환자의 첫 외출과도 같았다.오늘날이라면 우리는 아마도 이 여행을 보다 쾌적하다고 여겨지는 자동차로 했을 것이다. 지구 표면이 변하는 다양한 단계를 보다 가까이에서, 보다 내밀하게 쫓을 수 있으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의 특별한 기쁨은 우리가 피곤할 때 도중에 내리거나 멈출 수 있는 데 있지 않으며, 오히려 그 차이를 될 수 있는 한 더 깊이 느끼게 하여, 우리 상상력이 단 한 번의 비약으로 살던 장소에서 욕망하는 장소 한복판으로 데려다 주듯이 우리 상념 속에 있던 차이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