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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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늑대 : 바이킹의 역사일상/book 2019. 11. 19. 22:53
역사책이라고 하면 개인적으로 대학교 교양수업에서 쓸 법한 교과서적인 책을 찾아 읽어보는 편이라, 내 방 구석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내가 이런 책도 샀었나? 하고 의문을 가졌던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여하간 북유럽 역사와 관련해서는 딱 읽어보고 싶다는 책이 없었다가 (북유럽 신화에 관한 책이나 북유럽식 행복추구에 대한 책은 많다) 가볍게 읽을 겸 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 있게 읽었다. 유럽의 중세에는 무슨 종족이 그리도 많이 등장하는지 모르겠는데 (제대로 된 국가도 형성하지 못한 고트족, 반달족, 켈트족 등등등) 지도도 얼마나 복잡한지 모른다. 정략적인 혼인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유럽국가에 사는 청소년들은 자국의 역사를 배울 때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바이킹족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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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그림자일상/book 2018. 9. 21. 17:31
사람은 꾸준히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무지하고 미숙한 존재인지 불쑥 깨달음으로써 짧게 폭발하듯 성장한다.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가면서 곰팡이가 핀 버스 운전사의 잿빛 얼굴, 그리고 외투와 겨울 모자와 귀마개와 근심에 꽁꽁 싸매어져 있는 다른 루마니아 승객들의 얼굴을 보고 있는 동안, 부쿠레슈티는 나로 하여금 내가 잃어버린 지난 5년간의 모든 역사를 무의식중에 깨닫게 만들었다. p.43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도덕적으로 깊이 관여하면서 동시에 심장을 얼음처럼 차갑게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꼭 필요한 섬세한 감성을 유지하며 고통스러운 사건을 기술하는 동시에 그 사건에 지나치게 몰입되지 않을 수 있을까? ···콘래드의 합리주의는 모험담 앞에 무릎 꿇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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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사일상/book 2018. 9. 10. 22:58
카스트 제도가 언제 형성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리스 사람들의 기록에 나타난 것으로 보아 기원전 4세기보다 늦을 수는 없다. ···카스트 제도라는 독특한 사회제도가 인도에서 발달하게 된 것은 외부세계와의 활발한 교류를 방해하고 있는 지리적 폐쇄성에서도 기인하고 있다. 힌두교의 하부구조인 카스트 제도의 특징은 배타성에 있다. 후일 모슬렘을 비롯한 이민족의 지배 아래서 힌두교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로마 제국의 기독교 승리에서도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다른 종교와의 타협을 철저히 거부함으로써 그들만의 독특한 제도를 강화해 나갔기 때문이다. 사실 카스트 제도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인도의 기본적인 종교관념인 윤회(輪廻)와 업(業) 사상이다. 개인의 구제는 자신의 카스트에 대한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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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라는 참을 수 없는 농담일상/book 2017. 9. 24. 11:51
탈레브에 따르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구체적이며 분명한 것,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흥미진진하고 낭만적인 것이다. 애당초 인간은 추상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문제는 그 과정에서 사고의 오류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분류는 늘 일이 벌어지고 난 다음에 이루어진다.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어떤 사건들이 그런 식으로밖에 일어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예컨대 이런 저런 일들로 인해 프랑스혁명이나 1차 세계대전의 발발이 불가피했다는 식이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날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어떤 일이 시작되는지를 알지 못했다. 2001년 9월 11일 이후로 모두가 테러리즘에 대해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9월 10일만 해도 테러리즘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까. 내일 후세대가 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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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아메리카의 역사 II일상/book 2016. 12. 20. 21:30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말하는 콜롬비아적인 '현실' 가운데 하나는 콜롬비아에서 두 개의 전쟁이 동시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중 하나가 마약전쟁이다. 또 다른 전쟁은 군부, 치안부서, 마약재벌, 대지주, 기업가들이 연합해 좌파 운동, 노동조합, 농민조합을 겨냥해 벌이는 '더러운 전쟁'이었다.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은 민주적 자본주의가 갖고 있는 어쩌면 치명적인 모순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를 재빨리 배웠다. 성공한 정치가들은 국제은행가와,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는 국내 엘리트라는 강력한 소수집단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포퓰리즘적인 수사와 선거철의 후원을 통해 하층 계급 지지자들을 기만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었다. 지난 200여 년 동안의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관계를 살펴보면 두 가지 일관된 주제가 드러난다. 먼저,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