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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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일상/book 2021. 5. 2. 20:16
집에 있는 나보코프의 책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이 책을 집어들었다. ‘절망’.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책 말미에 달려 있는 옮긴이의 글까지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 옮긴이의 글을 읽지 않더라도 도플갱어의 조우(遭遇)를 그린 이 이야기를 읽는 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왜 하필 도플갱어—게르만과 펠릭스—를 등장시켰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출신의 망명작가로서 러시아 문학을 바라보는 나보코프의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도스토예프스키, 고골, 푸슈킨 등 이 책에 등장하는 러시아 작가와 작품들은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인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죄와 벌」 정도는 읽었지만 나머지는 영 낯설다. 작중 작가로 표현되는 게르만이라는 인물은 작가로서의 출세에 심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