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경사 바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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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경사 바틀비일상/book 2017. 6. 25. 19:55
그러고는 마치 나를 최종적으로 그리고 돌이킬 수 없이 무너뜨리려는 듯 삐뚤어짐이라는 기운이 찾아왔다. 이 기운에 대해 철학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내 영혼이 살아 있음을 확신하는 것만큼이나 삐뚤어짐이 인간 마음의 원초적인 충동 가운데 하나임을―인간 성격의 향방을 결정하는 불가분의 본원적 기능이나 감정 가운데 하나임을―확신한다.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오로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나쁜 짓이나 어리석은 짓을 수차례 저질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오로지 법이 법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없이 훌륭한 판단마저 무시하고 법이란 것을 어기려는 성향을 항상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를테먼 이런 삐뚤어진 기운이 나를 최종적으로 무너뜨리고야 말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