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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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일상/book 2022. 2. 6. 06:58
‘짐승이나 사램이나 버려지라 카더라도 이 세상에 한분 태어났이믄 다 같이 살다 죽어얄 긴데 사램은 짐승을 부리묵고 또 잡아묵고, 호랭이는 어진 노루 사슴을 잡아묵고 날짐승은 또 버러지를 잡아묵고 우째 모두 목심이 목심을 직이가믄서 사는 것일까? 사램이 벵드는 것도 그렇지마는 짐승들은 와 벵이 드까. 사람은 약도 지어묵고 침도 맞고 무당이 와서 굿도 하지마는 말 못하고 쫓기만 댕기는 짐승들은 누가 그래 주꼬. 늘 혼자 사는데, 벵이 들믄 짐승들은 산속이나 굴속에서 혼자 죽겄지. 혼자 울믄서 죽겄지. 아아 불쌍한 짐승들아! 사람같이 나쁜 거는 없다.’ —p. 95~96 사철이 음산한 바람과 빛깔에 덮여 있는 것 같았고 두텁고 무거운 외투자락과 털모자와 썰매의 북국(北國)에서 이동진은 그네들의 문물제도를 착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