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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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스부르크 세계를 지배하다일상/book 2022. 11. 11. 23:25
……본래 하비히츠부르크는 매와 무관했을 것이고, 대신에 얕은 여울이나 항구를 가리키는 독일어인 Hafen과 관계가 있었을 것이다. ……합스부르크라는 이름은 조상의 뿌리를 기억하는 일이 유행하던 18세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다시 나타났고, 실러의 유명한 역사 담시 「합스부르크 백작」에 힘입어 널리 통용되었다. ……합스부르크 가문은 생물학적 행운과 또 다른 포틴브라스 효과의 순간을 만나게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는 “생존이 전부인 때에 누가 승리를 이야기하는가?”라고 물었다. 초창기 합스부르크 가문이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생존이었다. ……당초 합스부르크 가문은 오스트리아를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몰랐겠지만,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가문을 통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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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빈(Fin-de-siècle Vienna)일상/book 2020. 1. 16. 00:01
사놓은지 매우 오래된 책이다. 군대에 복무하던 5~6년 전쯤 샀을까. 무슨 취향에서였는지 이런 유(?)의 하드커버지로 된 인문학 서적을 한동안 사들인 적이 있다. 먼지도 먹지 않은 채 잠자코 책장에 들어앉아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을지 모를 이 책을, 오스트리아 작가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없는 남자』를 읽고난 뒤에야 비로소 떠올렸다. 처음에는 읽기 버거운 책도 어느새 슉슉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인물을 중심으로 세기말 오스트리아의 예술, 건축, 문학, 음악을 아울러 서술하는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흥미로웠다. 사실 익숙한 오스트리아 인물이라 해봐야 프로이트 정도인데, 그마저도 (어처구니 없게도) 해당 파트가 20 페이지 정도가 분실되어 있어서 정작 프로이트에 관한 내용은 제대로 읽을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