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사(九龍寺)까지

내려오는 길에 다시 바라본 산등성이

소나무는 언제봐도 참 멋있다.

여름철 골칫거리인 송화(松花)가 한창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J와 나는 정상에서 충분히 경치를 둘러 본 후, 구룡사 방면으로 따라내려 갔다. 이쪽 코스로는 계단이 더 잘 정비되어 있었다. 하지만 확실히 입석사 코스보다는 더 힘이 들겠다 싶었다. 치악산은 2시 이후로는 입산금지인데, 한참 내려간 뒤에도―우리가 비로봉을 떠난 시각이 대략 12시쯤이었다―여전히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다. 

단풍나무는 활엽수니 올해 새로 잎을 틔우는 것일 텐데도, 새순의 색깔이 어른 잎사귀와 눈에 띄게 다르다

이 좋은 날씨 속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새로운 잎을 밀어내고 있다는 말인가..

사소한 발견이지만, 자연의 왕성(旺盛)함에 감탄했다

치악산 땅덩어리를 단단이 움켜쥔 소나무의 뿌리

세렴폭포에서

참 사람들은 각자의 바람이 저토록 많기도 한가보다

J와 때아닌 설전(?)이 벌어졌다. 표지판이 안내한 대로 걸어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것이었다. 나는 아마도 표지판에서 말하는 거리가 지도상의 직선거리인 것 같다고 했다. J는 등산로인데 코스 길이를 기준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뭐..J의 말대로 500m 거리가 단순 500m는 아닌 것 같기는 했다. 100미터 달리기를 다섯 번은 하고도 남을 만큼 걸었는데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 걸 보면, 정말 지도상의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닐지...;;;

선녀탕 계곡

구룡사를 빠져나오면서

투덜대면서도 시간은 엄청 절약했다. 구룡사에 내려온 시각이 1시 반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마침 곧 도착하는 버스가 있어서―구룡사 방면으로 내려오길 잘했다―곧장 버스에 탑승했다. 반나절 남짓한 치악산 등산을 마치고 J와 나는 다시 원주 시내로 되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