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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석사(立石寺)로부터여행/2017 늦봄 제천-원주 2017. 6. 10. 00:28
입석사에서 올려다본 하늘
7시 반쯤 길을 나섰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지역에 가든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분식집에서 라면과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했다. 그리고 80번대 버스를 타고 입석사로 향했다.
산의 서쪽에 위치한 입석사를 출발코스로 삼은 이유는 간단했다. 산 북쪽의 구룡사에 교통편이 훨씬 자주 오가기 때문이다. 월악산을 등산할 때처럼, 되돌아오는 길에 히치하이킹을 하는 것보다는 버스로 수월하게 오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버스는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 거의 입석사에 다다를 즈음이 되어 똑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우르르 내렸다. 한순간에 버스가 한산해졌다.
낙락장송(落落長松)들 사이에서 바위 위에 대담하게 자리잡은 어린 소나무
하늘이 눈이 시릴만큼 파랬다. 산의 녹음(綠陰)도 한층 신선한 색을 띠고 있었다. 하얀 구름, 잿빛 암석, 연둣빛 나무, 푸른 하늘.. 익숙한 색깔들이, 보기 좋은 경치를 연출하고 있었다.
여전히 한창인 진달래
옅은 빛의 진달래
월악산에 비해 치악산의 산행은 '훨씬' 수월했다. 대체로 평이한 코스였다. 나는 꾸며지지 않은 돌길을, J는 계단식으로 정비된 길을 선호했다. 나는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집중하면서 산을 오를 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힘도 덜 드는 것 같았다.
이름모를 야생화 #1
이름모를 야생화 #2
이름모를 야생화 #3
치악산의 치(雉)가 '꿩 치' 자인데 (당연한 일이지만) 꿩은 보이지 않았다. 월악산에서 봤던 뱀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월악산보다는 등산객이 좀 더 많았다. 월악산의 경우, 하산길에 보덕암에 이르는 동안 등산객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쿠키 앤 크림 음료를 연상시키는 바위
보통 하산길보다는 등산길에서 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하산길보다 등산길이 힘이 더 많이 소모되는 데도 그렇다. J가 알고 지내는 또 다른 한국인 친구들, 한국어에서 존댓말 사용의 어려움, 중국의 대표 음식 등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참 신기한 점은 중간에 어르신들에게 길을 여쭤도 늘 금방 도착하는 것처럼 알려주신다는 점이다^~^ 예외가 없다. 표지판이 가리키는 거리보다 한참 걸려서 길을 물으면, 곧 도착한다는 답변이 되돌아오지만..결코 그렇지가 않다=_= 어찌됐든 어느 순간부터 탁 트인 원주 시내의 풍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비로봉을 눈앞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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