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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6 / 베들레헴(Bethlehem) : 베들레헴 분리장벽(Banksy Graffiti)여행/2018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18. 9. 23. 00:30
네드 아저씨, 분리 장벽이요!!
장벽에서 처음 마주한 그래피티 "이상한 나라의 팔레스타인"으로 입장하겠습니다..
장벽 말고 후무스(이스라엘식 소스)나 만드셔~ :(
대대적인 인티파다(팔레스타인들에 의한 과격행위)에 따라 90년대부터 장벽의 필요성 제기,
2000년대 초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벽을 세워올리기 시작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들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트럼프는 비난의 표적이다
근래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에 두겠다는 말도 안 되는 발언으로
팔레스타인 뿐 아니라 무슬림 세계 전체가 반기를 들고 나섰었다
팔레스타인 국기를 형상화한 그래피티
탄생교회 다음으로 베들레헴에서 둘러보고자 했던 곳은 베들레헴 장벽이었다. 베를린 장벽은 1989년도에 무너진 사이 베들레헴 장벽이 올라갔다고 해도 될 만큼 베들레헴 장벽은 오늘날 이스라엘의 시오니즘이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소라 할 수 있다. 특히 영국의 작가인 뱅크시가 팔레스타인을 고립시키는 이스라엘의 정책에 저항하는 의미로 장벽에 그래피티를 칠하면서 베들레헴 장벽은 더욱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이 살풍경한 장벽은 비단 베들레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사실상 팔레스타인 지역을 둘러싼 거의 모든 구역에 8m짜리 장벽이 지어지고 있다. 단조롭고 흉물스러운 조형물은 베들레헴 일대의 풍경을 위태롭게 가로지르고 있다.
유명인사의 등장은 트럼프에서 그치지 않는다
철지난 감이 없잖아 있지만 버니 샌더스까지 등장
최근 무책임한 개인정보관리로 세계적인 SNS의 경영가로서 자질이 시험대에 올랐던 저커버그까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는 포르투갈어 문구가 보인다
계속 이어지는 그래피티
해학적인 느낌을 살려 대체로 통통 튀는 느낌이다
그렇지만 굽이치는 언덕을 따라 끝없이 이어진 장벽을 보고 있노라면
시야가 갑갑해진다
애초에 장벽이 세워질 때 팔레스타인만 반대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주민들의 불만도 상당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두 인종의 주거경계가 불명확한 지역에도 장벽이라는 획일적인 잣대가 어김없이 적용되다보니
가까운 거리도 빙 우회해야 하는 등 행동제약이 커진 것
장총을 들고 있는 무슬림 여성을 그린 조금은 살벌한 그래피티
문제는 베들레헴 장벽을 도무지 지도에서 찾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아무리 GPS가 발달한 시대라지만 장벽까지 지도에서 찾아주지는 않는 모양이다. 분명 베들레헴의 명물인데 지도에는 나오지 않아 답답해 하던 중, 네드라는 택시기사를 만났다. 다행히 영어로 소통이 가능했다. 네드는 베들레헴 장벽에서 뱅크시의 그래피티가 모여있고 관광객들이 찾는 곳으로 바래다 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택시를 타고 이동해보니 지도에서 장벽을 발견했다고 한들 탄생교회에서 장벽까지 걸어갈 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그래피티를 한 번에 보는 건 처음이다
바로 인근에 난민 캠프가 있지만 어쨌든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인지라 숙박시설이 있다
제법 근사하기까지한..
이곳은 기념품샵
이름하여 "월"―마트
때마침 눈에 들어온 그래피티 작업
평화의 "키"를 모티브로 하는 것 같은데
완성된 모습까지는 보지 못했다
"철조망으로 놀고 있는 아이를 조심하시오"
"모든 이는 다른 사람과 연대할 권리와 함께 자신의 재산을 가질 권리가 있다"
"정부의 권위의 기초는 사람들의 의지에서 비롯되어야 할 것"
택시를 타는 동안 약간의 흥정을 했는데, 베들레헴 교외에 있는 관광지를 둘러보는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베들레헴 근교에는 둘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여행을 오기 전 내 관심을 끌었던 것은 마르 사바 수도원(Mar Saba Monastery)이라는 곳이었다. 마침 네드는 베들레헴에 와서 탄생교회와 장벽만 보고 갈 거냐며 한창 바람을 넣었다. 특히 네드는 헤로디안 국립공원(Herodian National Park)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추천했다. 나는 처음에는 장벽만 둘러보면 될 것처럼 얘기하다가 마르 사바 수도원까지 둘러보는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합의했다. 엄청난 금액을 깎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스라엘에서는 택시비가 워낙 비싸서 한두 푼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그나마 팔레스타인 지역은 이스라엘보다는 택시비가 저렴하다고 들었는데 꼭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피티 #1
그래피티 #2
오른쪽은 트럼프인데 지워진 것 같고 왼쪽은 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인가..?
그래피티 #3
그래피티 #4
그래피티 #5
조그마한 거울이 그래피티의 일부를 이루고 있었다
그래피티 #6
그래피티 #7
그래피티 #8
"팔레스타인"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식은 오후 라말라 일정에서 더욱 환기하게 된다
그렇지만 택시를 대동하고 여행한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시간 제약을 받는 건 싫었기 때문에 베들레헴 장벽에 도착했을 때 최소한 얼마 정도는 시간을 달라고 말해두었다. 베들레헴 장벽은 길지만 그래피티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은 특정 구역에 몰려 있다. 내가 갔을 때에도 한창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 중이었다. 천천히 장벽을 둘러보고도 택시기사와 약속한 것보다도 시간이 남아서 장벽을 따라 더 멀리 가볼까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인적도 드물고 어쨌든 지금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들어와 있었으니 눈에 띄는 행동은 삼가야겠다 싶었다.
그래피티 #9
그래피티 #10
이렇게 바리케이드에도..
장벽은 물리적으로 공간활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리적인 소모전만 부추기고 있다
그래피티 #11
저 초소는 무엇이며..;;
씁쓸함과 함께 오르막을 따라 택시로 되돌아가는 길..
그래피티 틈에서 발견한 이곳 지도
경계도 복잡하거니와 종교시설, 병원, 난민캠프 등 중요시설이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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