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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 예루살렘(Jerusalem) :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여행/2018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18. 9. 20. 23:43
다시 올드 시티의 거리로..
성전산을 둘러본 게 오후 한 시에서 두 시 사이였으니
비아 돌로로사로 향한 게 막 두시를 넘긴 시각이었을 거다
향이 이곳의 특산품인지 곳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향이 진열된 걸 볼 수 있다
지중해 또는 중동식 캔들이라고 하면 되려나ㅎㅎ
무슬림 꼬맹이들과 카메라로 놀아주다 기운차리고 다시 나서는 길
시장에 버젓이 군인들이 총을 들고 서있다
좀 이해가 안 됐던 것은 이곳이 엄연히 누구에게도 속한 땅이 아님에도
다윗의 별이 그려진 이스라엘 국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곳이 바로 세 번째 지점
그보다 먼저 첫 번째와 두 번째 지점으로 향하는 중
저기 반원형의 아치가 비아 돌로로사의 출발점이다
우리말로 ‘수난의 길’이라고도 불리는 ‘비아 돌로로사’는 총 열네 개의 지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은 무슬림들의 학교로 쓰이는 첫 번째 구역은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은 곳이다. 예수가 겪은 수모를 떠올리며 고생스럽더라도 무더위를 견디고 비아 돌로로사를 따라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성인군자는 못 되는지 비아 돌로로사에 진입하기에 앞서 간이 카페에 앉았다. 남자아이 두 명이서 가게를 지키고 있었는데, 내가 테이블에 올려놓은 카메라를 보더니 자기도 사진 찍어보고 싶다면서 자꾸 내 사진을 찍는다.
비아 돌로로사의 첫 번째 지점과 두 번째 지점은 완전히 마주보고 있는데,
이 테라 산타 뮤지엄(Terra Sancta Museum)은 두 번째 지점에 자리하고 있었다
비아 돌로로사를 찾은 순례객들도
이런 박물관까지는 안 찾는 모양이었다
하긴 나도 영상전시까지 둘러보라는 안내인의 말에 감사하다고만 말하고 일반전시만 봤다
워낙 종교적 의미와 상징으로 가득찬 공간이라 자칫 그 의미가 퇴색되기도 하는 것 같다
테라 산타 뮤지엄
아직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서 몇몇 전시실은 비공개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공간이 그리 넓은 건 아니었음에도 퀄리티가 훌륭해서 깜짝 놀랐다
마치 경주에서 출토된 아라비아 유물을 연상케 하는 유리 공예품
흙으로 빚은 공예품
역시나 성당을 빼놓을 수 없다
비아 돌로로사의 길 절반 가량이 무슬림 구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특히나 첫 번째, 두 번째 구역은 진입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다행히 내가 갔을 때에는 아무런 경비가 없었다. 이곳이 인류를 대신해 죄를 짊어진 예수가 걸었던 길인가 싶을 만큼 학교며 시장이며 제각각의 용도로 쓰이고 있었다. 첫 번째 지점에서 머뭇머뭇거리고 있는데, 학교 안에서 수위가 나온다.
약간의 돈을 지불하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휴일인 건지 방학인 건지 히브리어 문자라고는 찾아볼 수 이 공간에 학생은 전혀 없었다. 실제 학교인데 수위는 돈을 벌 목적으로 학교가 쉬는 날 다소 돈을 받고 관광객을 들이는 모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가 자리한 곳은 바위돔이 위에서 아래로 곧장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어서 수위는 다소 기계적으로 방문객을 뷰포인트로 안내했다.
이슬람 학교에서 내려다본 황금사원 #1
이슬람 학교에서 내려다본 황금사원 #2
박물관의 꼭 맞은편에 있는 이 이슬람 학교는,
그러니까 첫 번째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무슬림 국가들의 명칭이 아랍어로 적혀 있다
무지막지하게 검게 칠해버린 이란 지도를 보니 이곳 무슬림들은 시아파에 대한 반감이 큰 모양이다
아침까지만 해도 군인들에 의해 막혀 있던 길이 뚫렸기 때문에
또 언제 가보랴 하는 생각으로 비아 돌로로사의 반대 방향,
그러니까 라이언 게이트 방향으로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이곳 일대는 무슬림 구역인데 인적이 확 줄어서
어느 정도 가다 말고 되돌아왔다
이곳은 성 안나 교회라는 곳으로
별도의 입장료를 받기 때문에 정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어느 교단인지는 몰라도 이 건물에 프랑스 국기가 걸려 있었는데
프랑스어권 사람들에게 제법 인기가 있는 장소인 것 같았다
이제는 정말 비아 돌로로사를 걸으러~
첫 번째 지점부터 시작합니다~
학교에 들어가기에 앞서서는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박물관을 쭉 둘러보았다. 성 프란체스코회에서 운영하는 이 박물관은 이들의 후원을 받아 발굴사업을 진행하고 또한 전시하는 장소였다. 이스라엘 어느 지역을 가도 동방 정교회나 이슬람, 기독교에 비해 가톨릭에서 지원하는 후원하고 지원하는 발굴사업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다른 종교에 비해 가톨릭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많고 개신교도도 잘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슬람의 경우 무슬림 인구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교단의 지원 없이도 세가 크다)
비아 돌로로사
저 멀리 이스라엘 국기와 메노아 문양
그새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세 번째 지점을 눈앞에 두고 오른쪽으로 꺾어 다메섹 게이트로 향했다
다메섹 게이트는 아침나절에 라이온 게이트로 가는 길이 막혀 대신 이용했던 통로로
아침에는 인적이 없었는데 오후에는 시장이 들어서서 활기가 넘쳤다
시장에서 또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중동식 화과자
인도에서도 이런 비슷한 디저트를 즐기는 걸 봤었는데
잘못 고르면 너무 달아서 먹어보진 않았다
자 이제 정말로 세 번째 지점
(예수가 처음으로 쓰러진 지점)
이곳에도 무장한 군인들이..
석류 역시 이 지역에서 흔한 과일 중 하나다
레몬에이드만큼이나 석류음료를 즐기는 듯하다
여기는 다섯 번째 지점
(시몬이 예수가 십자가를 짊어지는 것을 도운 곳으로 알려진 장소)
중동의 색감
기독교도인 혹자는 비기독교인(무슬림)들에 의해 시장통으로 쓰이고 있는
지금의 비아 돌로로사를 보고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지만
이 또한 삶의 현장이고 문명의 징표가 아니겠는가..
이 사진은 다름아닌 한글이 적힌 옷을 발견해서..^~^ㅎㅎ
예수가 사형을 선고 받은 장소, 예수가 십자가를 받아든 장소, 예수가 처음으로 쓰러진 곳, 예수가 어머니를 마주한 곳, 시몬이 예수가 십자가 짊어지는 걸 도운 장소, 베로니카가 예수의 얼굴을 닦아준 장소, 예수가 두 번째로 쓰러진 장소, 예수가 나를 위해 슬퍼 말고 그들 자신을 위해 슬퍼하라고 여인에게 말한 장소를 차례차례 지나갔다. 예수가 세 번째로 쓰러진 장소로 알려진 아홉 번째 지점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골목을 한참 들어간 뒤에 나타난 콥틱 교회가 바로 아홉 번째 지점이었다. 중간에 만난 독일인 두 명에게 길을 물으니 자기들도 찾고 있지만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허탈하게 웃으며 지나쳤는데, 길은 맞게 찾아 들어왔지만 훨~씬 더 안으로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사실을 한참 헤맨 후에야 깨달았다.
베로니카가 예수의 얼굴을 닦아준 장소로 알려진 여섯 번째 지점
여덟 번째 지점
(예수가 자신을 지켜보는 여인들에게 나를 위해 슬퍼말라고 말을 한 장소)
가장 찾기가 까다로웠던 아홉 번째 지점
(예수가 세 번째로 쓰러진 지점)
드디어 루테른 교회를 지나 성묘교회로..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카페에서 쉬었는데,
어디서 계속 맥락없이 산만한 목소리가 들린다 했더니 구관조였다'~'
이곳은 성묘교회
일반 카톨릭 뿐만 아니라 아르메니아 정교회, 콥틱 교회에서도 이곳을 찾는다
성묘교회 입구 #1
성묘교회 입구 #2
비아 돌로로사의 열 번째 구역에서부터 마지막 구역까지는 성묘교회 내에 위치하고 있다. 예수의 옷을 벗긴 곳, 예수가 십자가 못에 박힌 곳, 예수가 죽음을 맞이한 곳, 예수를 십자가에서 끌어내린 곳, 예수가 묻힌 장소 위에 세워진 곳이 성묘교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이곳은 정말이지 모두에게 성지로 여겨지는 곳이라 가톨릭 교회 뿐만 아니라 아르메니아 정교회, 콥틱 교회가 모두 밀집해 있다.
성묘교회에 들어오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곳은
십자가에서 예수를 내려 안치한 곳이다
열세 번째 지점인데 사실 교회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그런 숫자에 개의치 않고 다녔다
이곳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곳으로 알려진 장소다
성묘교회 #1
성묘교회 #2
성묘교회 #3
성묘교회 #4
지하에 위치한 성 헬레나의 예배실로 이어지는 계단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성 헬레나 예배실 #1
성 헬레나 예배실 #2
교회 내에는 미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고, 성묘된 장소에 예배하려 온 사람도 많았다. 성묘된 곳에서 향로를 뿌리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사실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다른 방문객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지점을 다 둘러보고 기도를 올리기도 했지만, 솔직히 말해 어떤 영적 깨달음을 얻었다기보다는 다양한 종교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성묘교회를 둘러보았을까 교회를 빠져나왔을 때 해가 꽤 기울어졌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햇살의 농도가 달라져 있었다. 올드 시티 곳곳에서 저녁에 진행될 공연을 위해 부스를 설치하는 모습은 방금 전 목격했던 종교적 풍경과는 다르게 세속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풍경이었다.
성묘교회 #5
성묘교회 #6
성묘교회 #7
성묘가 자리잡은 곳 위에 육중한 돔이 버티고 있다
성묘 바로 뒷편에는 콥틱 교도들이 기도를 올릴 수 있는 자그마한 목조공간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발흥한 콥틱 기독교는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타깃이 되면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성묘 앞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성묘에서 기도를 올리는 사람이 너무 오래 걸린다 싶으면
바깥에 서 있는 수도사가 지팡이로 툭툭 치기도 한다
다시 거리로..
딱봐도 유대인 꼬마ㅎㅎ
늘 긴장감이 팽팽할 것 같은 이 공간에도
저녁이 찾아오면 음악이 흐른다는 사실이 (표현이 과할지는 모르나) 충격이었다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다시 트램길 따라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 옥상 테라스에서 바라본 예루살렘의 저녁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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