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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 예루살렘(Jerusalem) : 감람산(Olive Mountain) I여행/2018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18. 9. 13. 23:55
야파 거리로 나서며..
예루살렘에서는 흔하디흔하게 보이는 유대인의 독특한 옷차림
어제 지나왔던 길이 아침에는 이런 풍경이었구나 생각도 해보고..
굳이 감람산이라는 한 주제를 두 개의 글로 나눠싣고 싶진 않았지만
짧은 동선 안에 방문한 공간이 워낙 밀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감람산으로 오르는 길과 감람산에서 내려오는 길, 두 갈래로 나눠 글을 정리해보려 한다
야파 거리
예루살렘에서 야파(Jaffa)라는 지명이 자주 등장하는 게 좀 의아했는데,
야파는 '아름답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야파 거리 #1
야파 거리 #2
먼저 이스라엘을 다녀간 J가 여행중 수시로 연락하며 내게 조언을 해 주었다. 예루살렘에 도착했다고 하니 내게 조언하기를, 오전에 감람산(올리브산)을 먼저 들르고 오후에 바위돔에 가라는 것이었다. 이른 아침 나는 트램이 오가는 야파 거리(Jaffa St.)를 따라 산책을 하듯 유유자적 완만한 내리막을 걸어갔다. 어제는 어스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예루살렘의 거리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시청을 지나 나는 곧장 뉴 게이트(New Gate)를 통과했다. 내 행선지는 J의 조언대로 감람산이었다.
올드시티의 아침 풍경은 나사렛의 일요일 풍경만큼이나 한산했다. 어차피 오후에 올드시티로 되돌아올 생각이었기 때문에 올드시티 내부를 둘러보는 건 잠시 미뤄두고 곧장 라이언 게이트(Lion Gate)로 향했다. 예루살렘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 올드시티에는 여러 개의 문이 있다. 이중 지금은 폐쇄된 라이언 게이트(Lion Gate)를 제외하고는 다 출입구로 활용되고 있는데, 이날 감람산을 가기 위해 이용하려던 통로는 뉴 게이트와 골든 게이트였다.
범상치 않은 거리의 악사
시청 일대
저녁이 되면 이곳에서 이런저런 문화행사가 열린다
뉴 게이트 진입을 앞두고..
뒤에 보이는 건물은 그냥 병원 건물!
멀리 야파 게이트
여기에도 야파(Jaffa)라는 이름이 들어간다
다윗성을 들르기 위해 예루살렘 일정이 다 끝나갈 무렵 방문하게 된다
트램길을 따라 야파 거리 산책 완료! :)
불과 90년대 까지만 해도 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 의해 자살폭탄 테러가 심심찮게 일어났기 때문에 2000년대 들어서면서 예루살렘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통행에 엄격한 제약이 가해졌고, 이는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올드시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성벽에 에워싸인 올드시티는 다시 네 개의 구역으로 나뉘는데, 무슬림 구역, 아르메니아 정교회 구역, 크리스천 구역, 유대인 구역이 그것이다. 종교에 따른 구역이다. 이중에서도 무슬림 구역이 제일 크고 경계가 삼엄하다.
엄밀히 말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가 아니다. 대부분의 외국 대사관은 이스라엘 제2의 도시인 텔아비브에 있다. 때문에 최근 트럼프가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을 때 중동이 발칵 뒤집혔던 것이다. 예루살렘은 현재 UN에 의해 관할되고 있는 그 누구의 땅도 아닌 지역이다. 때문에 자신들의 세를 확장하려는 유대인 인구 못지 않게 무슬림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 역시 흔한 유대인 남성의 모습
특히나 일인용 유모차보다 여러 아이를 데리고 다닐 수 있는 다인용 유모차가 많이 보이는데
이참에 검색을 해보니 2015년 기준 이스라엘의 출산율이 3.09명이라 한다
국민소득이 높다고는 하지만 보육시설이나 교육인프라 면에서 소국으로서 한계가 있을텐데
이처럼 출산율이 높은 것이 종교적 이유 때문인지 다른 무엇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올드시티 입성!
끝이 뾰족한 중동식 아치가 점점 정겹기까지 하다
나중에 성묘교회를 들르면서 다시 들르게 되는 교회(Lutheran Church of the Redeemer)
조금 더 일찍 문을 연 상점 주인
기독교와 관련된 문양을 파는 상점이 주를 이룬다
그것도 아니면 지중해에서 잘 자란 과일을 파는 가게들..
또 그것도 아니면 이런저런 먹거리들과 옷들을 파는
그야말로 올드시티 내 구석구석이 시장이다
라이언 게이트 경유하기를 포기하고 다마스커스 게이트로 향하는 중..
이른 아침부터 경찰과 군인들의 위압적인 모습을 보고 나니 내심 긴장이 되었다
그런 이 지역에서 아침부터 실랑이가 벌어졌으니 골든 게이트로 빠지기 위한 골목에서 일어난 일이다. 꽤 직급이 있어 보이는 경찰 한 명과 무장한 군인 두 명이 무슬림 여성 두 명과 대치하고 있었다. 두 여성이 무슬림 구역으로 들어가려던 것을 군인들이 막은 모양이었다. 히잡을 둘러쓴 두 여성 중 한 명이 언성을 높이며 강하게 항의하고 있었다. 그 사달이 났으니 나 또한 골든 게이트로 지나갈 수 없게 되었다.
군인들에게 나는 감람산을 가기 위해 올드시티를 관통하려는 여행객이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험상 군인들이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동선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다마스커스 게이트(Damasec Gate)로 올드시티를 빠져나왔다. 아침부터 이게 뭔 소란인가 경황없이 걸어가고 있었는데 옆에 지나가던 개인택시가 호객행위를 한다. 개인택시라고 하면 가이샤라 국립공원에서의 기억 때문에 설레설레 고개부터 젓게 되는데, 기사가 말하는 가격이 나쁘지 않았다.
다마스커스 게이트를 빠져나온지 얼마 안 되어 택시가 접근해 왔다
15세켈 정도를 지불했던 것 같다
다마스커스 게이트는 아랍 버스터미널을 이용하기에 매우 유용한 관문이다
택시기사가 잠시 내려준 곳에서 촬영한 올드시티
비로소 감람산, 또는 올리브 산을 오르는 길이다
택시를 탔기에 망정이지 그냥 걸어올라갈 생각을 했으면 이날 여행은 감람산 하나로 끝났을 것 같다;;
택시가 내려준 곳은 예수가 승천한 곳으로 알려진 장소
사람들의 발길이 드물고
그만큼 관리도 허술하다
이스라엘은 상상을 넘어설 정도로 혼종적인 곳이다
인종, 종교, 언어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혼종적이다
이 안에만 해도 비잔틴 교회의 흔적,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제단, 콥틱 교회의 제단, 시리아 정교회의 제단이 남아 있으니 말이다
Chapel of the Ascension
그리스 정교회의 제단까지..-_-
대단하다
이곳이 예수가 승천했다고 알려진 장소다
정말 이토록 종교적인 장소에 와서 평범한 (때로는 초라한) 풍경을 볼 때 느끼는 인지부조화,
또는 인간이 믿음이 가공할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경외심이 섞여 영 위화감이 든다
짧게 방문을 마치며
그러나 모든 호객행위에는 의미가 있는 법. 감람산에 거의 다 도착해서는 다른 골목으로 방향을 틀더니 더 좋은 예루살렘 전경을 보여주겠단다. 그냥 평범한 주택가였는데 장광설을 늘어놓기 시작하더니 오늘 베들레헴까지 구경을 시켜주겠다기에, 필요없다 얘기하고 원래 목적지에 원래 얘기했던 10세켈을 지불하고 바래다 달라고 했다. 상대가 이런저런 호객행위로 접근하면 그저 무시하거나, 무시할 수 없을 땐 강경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인도에서 수없이 경험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이스라엘에서의 호객행위는 대수롭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예수가 승천한 장소를 나서자마자 넘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는 주기도문 수도원
그리스 정교회에서 관리되는 곳인듯 하다
서양식 건축기법
성당 내부
이스라엘 거리를 오가다보면 키릴 문자가 심심찮게 보인다
처음에는 왜 이스라엘 땅에 히브리 문자도 아닌 영어 알파벳도 아닌 키릴 문자까지 쓰이나 했는데,
이 지역이 일반적으로 슬라브족 신자들을 많이 거느리고 있는 그리스 정교회에게 성스러운 곳이기도 하므로
발칸반도 국가들이나 러시아에서도 상당히 많이 찾아오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키릴 문자가 많이 쓰일 수밖에..
택시가 내려준 곳은 로마 카톨릭에 의해 예수가 승천한 장소로 알려진 곳이었다. 생각보다 실망스럽다 싶을 만큼 허름한 장소였다. 나중에 P를 다시 만나 얘기를 듣기로 예수가 승천할 때 딛었다는 돌 하나만 남아 있는데 다른 돌 하나를 찾는 것이 고고학적 과제라는 말을 들었다. 또한 지금 허술하게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은 무슬림 구역에 속하는 이 감람산 일대 지역의 땅을 로마 카톨릭에서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감람산은 올드시티를 굽어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오른편은 예루살렘의 아이콘이기도 한 템플 마운트(또는 바위돔으로 더 잘 알려진) 사원이고
왼쪽에 시선을 잡아 끌지는 않지만 진회색 돔이
최초의 모스크로 알려진 알-아크사 모스크이다
조금 더 줌 아웃을 해보면 유대인 공동묘지 구역과 올드시티가 맞닿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곳에 홀로코스트 추모관이 있는데 이곳까지는 들러보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바위돔!
저 바위돔을 볼때마다 도대체 저건 무슨 건축양식인가 싶은데
1990년대, 그러니까 비교적 최근에 복원된 것으로 요르단 정부의 지원을 얻어 황금판으로 지붕을 개보수 했다고 한다
시온산 방면
시온산 역시 나중에 들르게 된다
이곳에 와서 가끔 나귀를 볼 일이 있었다
말이나 낙타보다 가냘프다보니 보기에는 귀여운데 안쓰럽기도 했다
히브리 대학 방면인데 대학 건물은 잘 보이지 않고
막달레나 성당의 금빛 첨탑만이 눈에 띌 뿐이다
앞에 전망을 바라보다 뒤를 돌아보니 소름돋는 장면이;;;
좀처럼 호감이 생기지 않는다;;
유대인 공동묘지 구역
이제 올리브산을 내려가면서 겟세마니에 이를 때까지 여러 성당과 교회를 거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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