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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 티베리아스(Tiberias) : 골란 고원까지(Up to Golan Heights)여행/2018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18. 9. 8. 00:01
겨울철에는 슬로프로 활용하고 여름철에는 바이크 경주로로 활용하고 있던 헬몬산 산자락
오르면 오를 수록 너무 추워서
매표소에서 이미 완전무장하고 있던 학생들이 왜 그런 차림새로 왔는지 이해가 갔다
이곳 헬몬산이 유명한 까닭은 높은 고도도 있지만
이스라엘 국경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시리아와 레바논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헬몬산은 헛웃음이 나올 만큼 어이없게도 날씨가 완전히 색다른 지역이었다. 팔복교회를 둘러볼 때까지만 해도 점점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했는데, 약 한 시간 거리 떨어진 헬몬산 일대는 반팔 차림이 부적절하다 싶을 만큼 스산했다. 실제로 겨울철에는 스키장으로 활용되는 곳이어서 슬로프의 흔적이 있는데, 나중에 산 정상 근처에 갔을 때는 정말 춥다고 느낄 정도였다.
헬몬산에서 정상까지 바래다주는 리프트를 타기 위해서는 49새켈이라는 적잖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이날은 월요일이었는데 한 학교에서 단체로 관광을 온 모양인지, 똑같은 운동복을 입은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 이스라엘 현지인들에게 극동 아시아에서 온 사람들은 어딜 가도 눈에 띄는 모양이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반대 방면에서 내려오는 학생들이 짓궂은 말을 던지거나 뜬금없이 인사를 한다. 나중에 리프트를 타고 내려올 때는 나와 P가 먼저 ‘샬롬!’하면서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내려 왔을 정도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유달리 ‘싸왓디캅’이랑 ‘니하오’라고 말을 건네와서, (또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매번 한국에서 왔다고 말해줘야 했다.
정상부에서
로쉬 하니크라에서 본 것과 비슷한 안테나탑이;;
아마도 군용인듯?!
산 아래를 굽어보며
저 도로는 오로지 군용 차량만 이용하는 듯했다
군용차만 오갔기 때문에..
사진 속의 군인 두 명이 길 가로막음
반면 줄지어 들어가고 있는 학생들...
속터지지만 더 어필해본들 설득할 수 있었을 것 같진 않다
극동 아시아에 대해 이스라엘 내에서도 지역별로 인식차가 있는데, 예루살렘처럼 한국인들이 성지순례로 많이 찾는 곳에서는 먼저 한국사람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서 내심 놀랐다. 반면 유대교 인구가 적은 하이파~악코 지역에서는 조롱하는 말투로 ‘니하오’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고, 나사렛에서는 어떤 꼬마가 집요하게 일본인이냐고 물어보길래 못들은 척 하다가 한국사람이라 대답한 적도 있다. 나를 어느 나라 사람으로 인식하는지를 떠나서 이 지역에 머리가 까맣고 눈동자가 새까만 황인종이 왔다는 자체가 꽤 관심가는 모양이다.
학생들한테 샬롬~ 인사하면서 내려가는 길;;ㅋㅋ
산 위는 구름에 덮여 있다가
아래로 내려올 즈음에는 구름이 걷혔다
시리아와 레바논을 보지 못하고 왔다는 아쉬움이 너무 크게 들었다
발로 밟아보는 건 훠얼씬 어려운 곳들인데...(물론 시리아는 들어가볼 생각은 없지만)
헬몬산능성이 #1
헬몬산능성이 #2
여하간 헬몬산에 갈 생각이라는 P의 말을 듣고 전날밤 쌍수들고 같이 가자 했던 것은 헬몬산에 오르면 이곳 정상에서 시리아와 레바논을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리아는 내전으로 인해 금단(禁斷)의 땅이 되어버린지 오래이고, 레바논은 이스라엘과 외교관계가 단절되어 있어서 현재 양국간 왕래가 불가능하다. 그런 곳을 멀리서나마 두 눈으로 볼 수 있다니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올라오는 길에서부터 내 눈을 사로잡은 오래된 건물이 있었으니
바로 님로드 성채(Nimrod Fortress)!!
P에게 정차해서 잠시 구경하다 가자고 해서 잠시 밖에서 구경중^~^
골란고원 #1
다시 한 번 님로드 성채
저렇게 낮은 관목이 드문드문 자라나는 헐벗은 이곳 산이 어딘지 마음에 든다
골란고원 #2
슝슝―
차타고 이동하니 속이 시원하구먼~허허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산에 올라가서 전망을 보는 것과 관련해서는 운이 안 따르는 모양이었다. 이날따라 날씨가 안 좋기는 했지만 정상을 드리우고 있던 짙은 구름은 점점 걷히고 있었다. 문제는 마지막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 군인 두 명이 막아서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어째 심상치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학생들처럼 단체로 온 인원은 출입이 가능하지만 개인관광객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단다. 한 500 걸음만 걸으면 되는 거리에 정상부가 있는데 출입할 수 없는 것이 보통 아쉬운 것이 아니어서 군인에게 두어 차례 더 들어갈 수 없는지 얘기해봤지만 허사였다.
티베리아스로 접근중..
P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운전하는 반면 신나서 사진찍는 게 미안했지만...결코 셔터를 늦추지 않음;;ㅎㅎㅎㅎㅎ
대신 비용분담 차원에서 입장료를 요구하는 곳에서는 P의 몫을 내가 지불했다
다시 갈릴리 호수가 눈에 들어오고
이때가 오후 세 시경이었는데 티베리아스로 가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티베리아스의 언덕들
나는 P도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설득에 동참해주길 바랐는데 그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가만히 있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P는 보병장교로 복무를 했음에도 군복차림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시내에서 아무렇게 소총을 들고 다니고, 더러 탄창을 개머리판에 붙여두고 있는 것을 보면 무서운 나라긴 무서운 나라라고 했다.
남녀를 불문하고 이스라엘에서 전투병과에 복무하는 군인들은 소총을 들고 다닌다. 마침 샤밧인 금요일 전야에 머물렀던 하이파에서도 집에 복귀하는 군인들이 소총을 휴대한 모습이 또렷이 기억이 난다. 앳된 얼굴의 여군들도 참 많았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이스라엘이 대단히 강경하게 주변국(팔레스타인 지역 포함)의 군사적 행위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2000년대 이후로 적어도 이스라엘 내에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휴전상태로 분단되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역시 준전시상태이지만 일인당 GDP 4만불에 안착했을 만큼 경제가 성장한 나라이다. 그런 외양에 익숙한 나는 이들이 들고 다니는 총기에 너무 무디게 반응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늦은 점심으로 먹은 팔라펠
팔라펠이라는 것은 대단한 요리가 아니라 이런 빵안에 후무스(hummus)를 비롯한 갖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길거리 음식을 말한다
간소하게 식사를 하기에는 편리하지만 마냥 먹기에는 양이 좀 적다
그래도 물가가 비싼 이곳에서 가성비가 좋은 음식인 것은 분명하다
COFIX
이스라엘에 있으면서 가장 애용했던 커피 프랜차이즈
우리나라로 치면 *디야 커피 같은 브랜드인데 별다방도 안 들어와 있는 이곳에서는 가장 큰 프랜차이즈인 것 같다
가격도 나쁘지 않은데 명색이 커피점임에도 차가운 음료는 이런 슬러쉬 형태로 나온다'ㅁ'a
그러고 보면 이스라엘 지역 (팔레스타인 지역은 말할 것도 없고)은 다국적기업들이 크게 사업을 벌이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다양한 브랜드가 보이는 업종은 패스트푸드 정도..?!
코셔 전용 패스트푸드점이 별도로 있는 게 신기한데 싸고 간편하다는 패스트푸드의 통념을 깨고 이곳의 햄버거 세트는 만 원을 넘긴다;;
그밖에 해외 브랜드가 가장 다양하게 보이는 것은 아무래도 자동차라고 할 수 있다
자국의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이스라엘에는 인도차와 중국차를 제외하고 어지간한 차는 다 본 것 같다
별 수 없이 헬몬산을 되돌아 내려오고, 근처의 요새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생각보다 이 모든 일정을 일찍 소화한 나와 P는 티베리아스의 한 팔라펠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다. 그리고 갈릴리 호수로 향했다. 갈릴리 호수에는 여름 휴양을 유대인 가족들이 여럿 있었다. 성서 속에 갈릴리 호수가 어떤 곳인지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가까이서 본 갈릴리 호수는 지극히 평범한 공간이었다.
팔라펠을 먹고 비는 시간을 이용해 갈릴리 호수에 가보기로!
사람이 많지는 않지만 호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이곳 자체는 호수보다 온천이 유명하다고 한다
호수에 나온 유대인 가족
유대인 여성은 옷을 입은 채로 물에 들어가길래 솔직히 우스꽝스럽기도 했는데
나중에 텔아비브에서 히잡을 두른 채 바닷물에 발을 담근 무슬림 여성을 보고
이건 쉽게 가타부타할 영역이 아니다 싶었다
갈릴리 호수 #1
갈릴리 호수 #2
표준적인(?) 유대인 가족의 모습
유대인이 가족 단위로 거리를 다니는 모습은 (특히 예루살렘에서) 매우 흔하다
이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페도라에 검은 긴옷 뿐 아니라,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렇게 때문에 파리한 얼굴의 유대인 남성들이 저렇게나 옷을 갖춰입고도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모습이 처음에는 무척 낯설었다
나는 P와 카페에서 음료를 마신 후 헤어졌다. P는 며칠 후 다시 한 번 예루살렘을 들를 생각이라고 했는데, 일정이 맞으면 다시 한 번 만날 것을 기약했다. 나는 그 길로 서안 지대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진입하는 버스에 올라탔다. 마찬가지로 버스 안은 시원하고 평화롭다. 땅거미가 질 무렵 검은 정장에 중절모를 쓴 인파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유대교 정통교도(Orthodox)들을 보는 것은 처음이었다. 바로 이곳이 예루살렘이었다.
이제 버스를 타고 서안지구를 관통해 예루살렘으로 향할 시간
버스 안에서 요르단의 풍경이 보였다
10일 일정에 포함시킬지 말지 한참 저울질했던 요르단
예루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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