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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 티베리아스(Tiberias) : 호숫가를 따라(Along Sea of Galilee)여행/2018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018. 9. 7. 00:43
호스텔 위에서 찍은 티베리아스 시내 전경
티베리아스 자체로는 이스라엘 내에서 큰 도시라 할 수 없지만,
로마 시대 이래로 갈리리 지방을 지배하는 데 거점이 되었던 유서깊은 도시다
오늘 자동차'―'!!를 타고 맨 먼저 향한 곳은 타브가
타브가에는 두 개의 교회가 있다
이곳은 베네딕토 수도회에서 설립한 교회
멀리 그리스도의 식탁(Mensa Christi)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보인다
사실 나는 살면서 '오병이어'란 말 자체를 처음 들었다'~';;
갈리리 호수 일대는 예수의 가르침이 가장 많이 행해진 지역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곳 타브가에서 다섯 개의 빵(五餠)과 두 마리의 물고기(二魚)로
그의 가르침을 찾아온 군중 5천명을 먹였다는 설화가 있다
설화의 진위와는 무관하게 가난한 이의 굶주림을 해결함으로써
예수가 말하는 '믿음'이 그저 헛된 것이 아니라 현실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P가 덧붙여 설명해 주었다'-'
이곳이 베네딕스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교회
티베리아스에서 한국인 P를 만난 것은 순전히 행운이었다. 자신을 신학도로 소개한 그는 전역 이후 여행 겸 신학 공부를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에 왔다고 했다. 사실 나사렛의 타보르 산에서 만신창이라 해도 좋을 만큼 지친 상태가 된 나로서는 예루살렘으로 넘어가기 전 티베리아스에서 아무 생각 없이 쉬다 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마침 갈릴리 호수(영어로는 Sea of Galilee이지만)에 위치한 이 도시는 휴양으로 유대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원래 야심찬 구상에 따르면 나는 갈릴리 호수를 빙 둘러 바이크 라이딩을 하고 있었을 테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굉장히 미친(!!) 짓 같았다.
오병이어(五餠二魚)를 그린 그림
여기가 소위 '오병이어 교회'라고 알려진 성 베드로 수위권 성당이다
저 바위에서 예수의 기적이 행해졌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한국인들을 꽤 만날 수 있었다
보통은 가톨릭교 신자들이 이스라엘을 많이 방문하고 개신교는 순례객이 적은 편인데
우리나라는 유달리 개신교에서 이스라엘 순례가 많은 것 같다
이와 관련해서는 나중에 예루살렘에서 P를 다시 만났을 때 물어볼 기회가 있었다
성 베드로 수위권 교회
말은 어렵지만 베드로가 처음으로 사역을 맡고 초대 교황으로써 활동을 한 교회라는 의미다
어부였던 베드로
그래서 곳곳에 물고기가 자주 등장한다
P가 호수에서 폭풍을 만난 예수의 이야기를 해줬는데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ㅠ
내심은 이곳저곳 교회를 다니는 것보다는 호숫가에서 멍하니 휴양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던...
다시 이동합니다요..=_=
장교로 군생활을 했다는 공통분모로 대화가 잘 통했던―사실 그보다는 이 지역에 홀로 여행을 왔다는 점이 가장 큰 공통분모였겠지만―P는 마침 차를 렌트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음날 일정을 함께 하기로 했다. (편히 앉아서 이동할 수 있는 여행이라니!!) 나는 내 일정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 없었던 것이, P가 제안한 동선이 원래 내가 계획했던 동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무엇보다 골란 고원을 넘어 헬몬산을 가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골란 고원은 정말 가보고 싶었지만 일정상 포함시킬 수 없었던 곳이었다.
카파르나움 입성!
이곳은 예수와 그 제자들의 복음이 가장 활발히 이루어진 곳으로 추측되는 도시다
시선은 다시 갈릴리 호수로..^o^;;;
그렇지만 예수는 갈릴리 호수를 에워싼 도시들을 오갈 때 육로를 이용하기보다 배를 타고 이동했다는 사실!!
분명 지리상 호수는 호수인데 Sea of Galilee로 불리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예수의 마을(Capharnaum, the town of Jesus)이라는 곳에 세워진 건물이다
건물에 필로티를 심어두고 마치 UFO처럼 붕 떠 있는 건물이다
이유인즉 옛 마을터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나사렛의 수태고지 성당과 비슷한 건축기법이다)
중앙의 네모진 유리바닥을 내려다보면 옛 마을터가 고스란히 보인다
마을터의 흔적이 꽤 넓은데 이쪽으로는 유대교의 회당(시나고그)도 있고
동쪽으로는 정교회 교회도 있으나, 정교회 교회는 연결되어 있지 않다
다음날 우리는 갈릴리 호수 일대에서 예수의 행적이 깃든 곳을 방문했다. 그러고 보면 P와 함께 하면서 얻었던 가장 큰 장점은 그의 종교적 지식이었다. P는 신앙을 가져본 적이 없는 내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장소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타브가의 오병이어 교회와 카파르나움(크파르나훔), 팔복교회를 차례로 둘러보았다. 아무런 종교적 지식 없이 이스라엘에 오는 것은 반쪽짜리 여행이 될 것 같아 이스라엘의 종교유적에 관한 개론서를 읽기는 읽었었다. 그런데 P는 그러한 기본적 지식에 덧붙여 현대신학의 흐름과 논쟁에 대한 이야기까지 설명해 주어서 갈릴리 호수 여행의 의미가 훨씬 풍부해졌다.
유대교 회당의 잔해 #1
유대교 회당의 잔해 #2
UFO처럼 생겼다는 건물이 바로 이 건물이다
주위에 공간이 없는 것도 아닌데 굳이 옛 유적 위에다 건물을 지어올린 것을 보면
장소에 대해 매우 각별한 의미를 두는 것 같다
커다란 나무그늘 아래에서는 단체로 관광온 스페인사람들이 매우 경건하게 모임을 갖고 있었다
아침 일찍 출발했기 때문에 갈릴리 호수 일대에 적잖은 곳을 방문했는데도 점심시각이 되지 않았다. 내친 김에 골란고원으로 향했다. 중간에 골란고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국립공원을 들를 계획이었지만, 이날 영 날씨가 따라주지 않았기에 국립공원은 생략하고 곧장 헬몬산으로 향했다.
산상수훈에서 언급되었다는 팔복(八福)(말도 참 어렵다..)
팔복교회라는 이름도 너무 한국적이어서 상당히 당혹스러웠는데,
여하간 산상수훈은 마태복음에 기록이 되었고 팔복은 여기서 발췌한 것이다
사진 속의 문구는 그 팔복 중 하나로, 방문객이 여덞 개의 복을 되새길 수 있도록 길 여기저기에 문구를 심어 놓았다
저 문구는 "마음이 가난한 자 복이 있나니 천국은 그들의 것일지어다"라는 의미
팔복교회!, (생소하긴 하지만) 어떤 곳인지 알아보자
팔복교회
위는 돔 형태이지만 내부벽면을 팔복을 상징하여 팔각기둥 형태로 되어 있다
교회 내부
창문에도 팔복의 각 문구가 스테인드 글라스로 새겨져 있다
마태복음에 기록된 팔복을 정확히 알고 싶은데 한국어는 번역이 제각각인지라 원문을 실어 본다
1. Blessed are the poor in spirit,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2. Blessed are those who mourn, for they will be comforted.
3. Blessed are the meek, for they will inherit the earth.
4. Blessed are those who hunger and thirst for righteousness, for they will be filled.
5. Blessed are the merciful, for they will be shown mercy.
6. Blessed are the pure in heart, for they will see God.
7.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be called children of God.
8. Blessed are those who are persecuted because of righteousness,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Blessed are you when people insult you, persecute you and falsely say all kinds of evil against you because of me.Rejoice and be glad, because great is your reward in heaven, for in the same way they persecuted the prophets who were before you.
오전에는 동안 세 곳의 교회를 돌아보고,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한 시간여를 달려 이스라엘의 최북단 헬몬산에 다다랐다
생각해보면 멋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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