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 / 나사렛(Nazareth) : 언덕으로(Basilica of Jesus the Adolescent)

또 다시 마주한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하는 그래피티

나중에 베들레헴에 가서 관련 그래피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지도상으로는 다 거리명과 거리번호가 있었는데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골목에 도통 거리명 표시가 없어서 길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차량이 무질서하게 주차되다 보니 아니 바리케이트로 막아놓은 골목

냥냥이&_&

여전히 골목 헤매는 중..

                    점심을 먹고 그리스 정교회를 들른 후에는 예수가 유년시절을 보냈다고 알려진 곳에 세워진 성당(Basilica of Jesus the Adolescent)으로 향했다. 나사렛은 수태고지 성당을 중심으로 작지만 분명한 분지 형태를 그리고 있는데, 가고자 하는 성당은 분지를 거슬러 올라간 언덕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곳은 나사렛과 티베리아스를 잇는 예수의 길(Jesus Trail)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에 시작의 산(Mount of the Start)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기 전에 여러 차례 길을 확인해두었는데도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중간에 길을 단축하려고 골목 샛길로 빠졌는데 되려 길을 더 해메고 말았다. 그런 데다 도착했을 때에는 영 썰렁해서 괜히 왔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 그 자체보다도 종교학교로 쓰이는 공간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마침내 나사렛 시내는 내려다보이고 교회는 올려다 보이는 지점에 도착

수태고지 성당으로부터 꽤나 멀리 올라왔다

눈이 시리도록 투명했던 하늘

이 지역 일대는 예수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경사의 정상부에 지어진 이 교회를 기점으로 가톨릭 교회 구역, 동방 정교회 구역, 무슬림 구역이 나뉘어진다고 한다

그러나 골판지 상자처럼 생긴 이스라엘의 가옥만 봐서는 그 집의 종교를 어찌 아랴~

                    오르막을 오르느라 더위에 지쳤기 때문에 나사렛의 옛 모습이 남아 있다는 나사렛 마을을 경유하지 않고 곧장 수태고지 성당으로 향했다. 수태고지 성당은 나사렛의 모든 출발점이다 종착점인 곳이다. 나는 이곳에 하루 사이에 단골이 된 카페로 향했다. 아이스커피를 마시러 알마흐디 카페로 갔는데 여직원이 너 또 왔구나 하는 표정으로 웃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만큼 찬 음료가 발달한 곳도 없는 것 같다. 이스라엘에서는 아이스 커피를 달라고 하면 커피맛 슬러시를 주는데 점점 이 맛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교회 옆은 살레시안 학교라는 곳인데

그 이름을 따서 Basilica of Jesus the Adolescent를 살레시안 교회라고도 한다

카톨릭 교회인데 문조차 닫혀서 내부를 볼 수 없었던;;

교회 주위로 나사렛 일대를 내려다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풍경 #1

풍경 #2

                    커피를 마시면서 머릿속으로 잠시 계산기를 튕겼다. 나사렛에 있으면서 반나절 정도는 등산에 투자하려고 하기는 했는데 프레시피스 산(Precipice Mt.)을 가야할까? 그것도 아니면 좀 더 힘들기는 하기는 하지만 타보르 산(Tabor Mt.)을 가야할까? 성격상 끝장을 봐야 하는 나는 결국 타보르 산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끝장도 보지 못했고 그다지 현명하지 않은 선택임이 드러났다.

내려가는 길

왼편으로 카르멜 수도원

오른쪽으로 약간만 가면 나사렛 마을(Nazareth Village)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미 산행을 마음먹었기 때문에 과감히 패스~

나사렛 풍경

렌즈를 들이대는 나를 보며 어정쩡하게 웃어보이던 꼬마

나도 모르게 이 꼬마는 기독교인일지 유대인일지 아니면 무슬림일지 어림짐작해 보았다

이런 걸 보면 인간에겐 무엇이든 구별지으려는 본성이라도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