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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opos de moi주제 없는 글/Miscellaneous 2019. 10. 7. 22:10
# 어디가 출구인지 어디서 다시 시작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다
# 무기력한 날이다. 업무도 버겁고 채근하는 사람들도 거슬리기만 하다. 이런 날엔 일이 끝나도 사람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퇴근을 하면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듯, 몸이 옷이라면 이 무거운 육신을 잠시 개어두고 오로지 정신으로만, 정신 하나로만 편안하게 있고 싶다. 이대로는 끝없이 나태의 나락으로 빠질 것 같아 느닷없이 혼자 간 홍대앞. 길거리에서 작은 공연을 벌이고 있는 앳된 댄서들을 본다. 뭐라 해야할까, 줄곧 느른했던 마음이 스멀스멀 움직였다. 그리고 그들의 자아를 잠시 빌려 입어 보았다. 관객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가는 몸짓, 허공을 맴도는 시선, 이완과 긴장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동작, 당당함, 끼, 동료들과의 호흡.. 나는 한 번도 걸쳐본 적 없는 옷을 저 친구들은 입고 있다. 분명 내가 걸친 것과 다른 옷이다. 무엇이 저 어린 친구들과 나를 서로 다른 선택으로 이끌었을까.
# 고독을 즐긴다는 것은 늘 거짓이다. 단지 익숙해질 뿐이다. 짐짓 고독을 만끽하는 척할 필요도, 고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다.
# 예전에는 무언가가 간절하고 절실했던 적이 있다. 날이 무뎌지면 다시 갈아야 하는 법.
# 자꾸만 얼굴이 무너져내린다. 그러니까, 마음이 무너져내린다.'주제 없는 글 > Miscellaneo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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