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Y2 / 진과스(金瓜石:jinguashi)~지우펀(九份:jiufen)여행/2016 대만 臺北 2016. 5. 9. 12:1211. 루이팡역 역무원에게 오늘 벌써 두 번째 도움을 받았다. 처음에는 핑시시엔 프리패스를 살 때 도움을 얻었다. 이번에는 진과스로 향하는 버스를 어디서 타야할지 물었더니 엄청 적극적으로 답변해주었다. 어떤 건물로 가야할지 그 건물이 보이는 장소로 나를 이끌고 가서는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었다. 모를 때는 일단 물어본다.
<진과스에서, 갱도를 그대로 살린 공원과 일본식 조경, 공원 안에 일본식 가옥도 거의 원 상태로 많이 남아 있다.>
12. 예스진지 중 스펀 정도만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사실은 스펀이 예스진지의 그 '스'인 줄도 몰랐다), 일단 진과스를 가보고 시간이 남으면 지우펀도 가보기로 했다. 지우펀은 사람에 치일 정도로 붐빈다길래, 사람 구경을 하러 가고 싶지는 않아서 애당초 별로 관심은 없었다.13. 진과스는 예상외의 성과였다. 일단 내가 간 시각에 사람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 그러고 보니 대만에 오고나서 입장료를 받는 곳에 한 번도 출입한 적이 없다. 그래서 그런지 지출이 적다. 진과스 공원도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진과스에서, 신사의 입구, "봉납"이라는 글귀를 신사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었다>
<진과스에서, 다시 또 "봉납", 사람들이 동전이며 조화(造花)며 많이 두고 갔던데 나는 꺼림직해서 보기만 했다>
14. 진과스를 둘러보니 대만이 정말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구나 싶었다. 발이 가는 대로 걷다보니 이번에는 어떤 신사에 이르렀는데, 표지판의 'shrine'이 그 신산가 했더니 정말 그 신사였다. 꼭 그리스로마 유적지처럼 석조기둥의 잔해만 남아 있는 곳이었다. 여기만큼은 대만이 아닌 일본 같았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장소에 정작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으면 오묘한 위화감과 공포감이 들게 마련이다. 적막한 이곳 신사-더 정확히는 옛 신사 터-한 쪽의 돌무더기에 걸터앉아 있자니 신성한 곳에 들어와 있는 느낌마저 들었다.15. 멀리 보이는 수평선 위의 구름이 시시각각 크기를 더해간다. 그리고 날카로운 산의 능선들.16. 어떤 까닭에서 일본의 건물이 이곳 먼 타국에까지 세워진 것인지 어렵지 않게 추측해볼 수 있다. 갑자기 진저리가 난다.17.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본은 대만을 지배하는 동안 대만 전역에 일본식 지명을 이식하는 작업에 열을 올렸다. 한 예로 '쏭샨 공항'이나 '쏭샨 문화창작지구'라 할 때, '쏭샨(松山)'이라는 지명은 일본 시코쿠 지방의 '마쓰야마(松山의 일본식 훈독)'에서 가져다 쓴 것이다. 대만을 작은 일본으로 만들려는 이들의 치밀함은 무서울 정도다.<신사 터에서, 저 멀리 보이던 산줄기, 꼭대기에 '찻잔봉'이 보이고 산등성이를 따라 이름 모를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18. 일본인들은 타인에게 '불편'을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려 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겉보기에 상냥하고 배려심이 깊다는 인식이 있다. 그렇지만 상대방은 그런 그들의 노력이 오히려 '불편'할 때가 있다. 일본인들이 역사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들은 경제적 보상을 합리적인 화해 제스쳐로 생각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상대가 보기에 그들의 태도는 억지스럽고 오만해 보이는 구석이 있다.<신사 터에서, 수평선 위로 갑자기 불어난 구름, 오후에 비 예보는 없었는데 꼭 비구름처럼 보였다>
19. 눈에 띄게 가까워진 먹구름이 비구름인가 싶어 서둘러 내려왔다. 마침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20. 버스 노선상 지우펀을 지나치게 되었기 때문에, 진과스를 간 이상 지우펀을 가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실은 대만에 도착해서야 이 둘이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찌 됐든 지우펀에 도착한 시각에는 이미 점포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었다. 지우펀에는 괜찮은 기념품샵이 많았는데 저녁을 해결할 식당을 찾아다니느라 제대로 둘러보지는 못했다.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찻집에 들어가서 차도 마셔봤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만족스러웠던 것은 대만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거하게 식사를 했다는 점이다. 딤섬에 대만식 탕수육(?) 그리고 맥주(이번에는 캔맥주)를 주문했다. 처음에는 다 못 먹을 줄 알았는데 남김없이 싹 비웠다. 그렇지만 밥이 없으니 어쩐지 먹어도 먹은 느낌이 안 들더라.<지우펀에서, 문을 닫은 상점들 사이로 늦은 시각까지 영업을 하고 있는 찻집>
21. 골목골목 걷다보니 홍등이 은은한 빛을 발하며 운치를 더하는 곳들이 많았다. 삼각대도 없었지만 카메라를 내려놓을 새가 없었다.<지우펀에서, 사방에 넘치는 홍등, 사람이 제일 많이 붐비는 곳이었다>
<지우펀에서, 눈에 띄는 그래피티도 한 컷, 그러고 보니 아무 기념품도 사고 있지 않아서 냉장고에 붙일 마그네틱을 하나 샀다>
22. 다시 루이팡역으로 돌아가든 타이베이 시내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든 해야 하는데 버스가 그리 자주 다니지 않았다. 택시기사들의 호객행위가 엄청났다. 귀가 따가울 정도로 일본어로 호객행위를 하는데 나중에는 그 문구를 외울 정도였다. 30분간 호객행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딱 한 그룹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택시를 타지 않더라. 시내까지 들어가는데 우리 돈으로 1만 원이 조금 넘는 정도. 나도 잠시 혹했지만, 저렴한 대중교통비를 떠올리고 참았다.23. 숙소에 다 와서는 뭐에 홀린 사람처럼 다시 중정기념관으로 향했다. 사실은 2번 출구가 아닌 7번 출구로 잘못 나왔는데 멀리 야경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과연 광장 안으로 들어가니 멋있는 야경이 펼쳐졌다.<다시 중정기념당에서, 삼각대가 없을 때는 바닥을 삼각대 삼아~>
<다시 중정기념당에서, '자유광장'이라는 이름이 멋지다>
'여행 > 2016 대만 臺北'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만의 字 (0) 2016.05.10 대만의 門 (0) 2016.05.09 DAY2 / 핑시시엔(平溪線:pingxixian) (0) 2016.05.09 DAY1 / 스린야시장(沙林夜市:shilin yeshi) (0) 2016.05.08 DAY1 / 담수이(淡水:tamsui) (0) 2016.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