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데이 노르망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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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의 일기: 디데이(D-Day; Jour J)Vᵉ arrondissement de Paris/Avril 2022. 4. 30. 03:31
# 새벽 여섯 시쯤 눈을 떴을 때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생각에 잠겼다. 오늘 노르망디 지역을 다녀올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막상 새벽에 눈을 뜨니 가지 말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공부할 거리도 쌓여 있고—공부를 계속해도 좀처럼 공부량이 쌓이지 않는 기분이다—파리를 벗어나는 순간부터 죄다 돈 나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운 채로 곰곰히 저울질하다가 결국 기숙사를 나설 채비를 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 생각이 길어질 수록 좋은 일이 없다. 기숙사를 나와 27번 버스를 타고 생라자르 역으로 향했다. 학교 근처 길목에서 걸인에게 얼마 전 1유로를 준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나만 보면 유난히 아는 척을 한다. 기숙사를 나선 게 아침 여덟 시였나 꽤 이른 아침이었는데 벌써 고정좌석에 자리를 잡은 노년의 여성은 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