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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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재로부터주제 없는 글/印 2024. 5. 13. 11:31
카페를 나서 만리재 고갯길을 내려가며 불현듯 평소에는 가보지 않던 길을 걸어보고 싶어졌다. 무슨 까닭에서인지 때마침 카메라가 있는 날이었다. 하늘은 창창하고 봄바람은 산뜻하다. 그리고 서울로에 올라서면서 눅진한 여름 공기를 예감한다. 이름조차 생소하고 모양새조차 서울에서는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아담한 나무들이 좌우 번갈아가며 산책로의 흐름을 바꿔놓는다. 푸른 오솔길(Coulée verte). 서울로 7017의 모티브가 된 파리의 쿨레 베르트(Coulée verte)를 산책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아주 느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만리재 고개에서 흘러내려오는 옛 고가도로는 경사를 오르려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어느새 서울역이 발아래 보이는 높이로 나를 이끈다. 나는 한글로 된 나무의 이름과 학명(學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