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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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뷰티 또는 사이코일상/film 2020. 3. 23. 00:58
“I guess I could be pretty pissed off about what happened to me, but it’s hard to stay mad when there’s so much beauty in the world. Sometimes I feel like I’m seeing it all at once, and it’s too much; my heart fills up like a balloon that’s about to burst. And then I remember to relax, and stop trying to hold onto it. And then it flows through me like rain, and I can’t feel anything but gratit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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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스탠리 큐브릭일상/film 2020. 3. 17. 17:52
1월경에 홈씨어터를 만들어보겠다고 빔프로젝터를 구매했었다. 빔프로젝터도 다른 전자기기들처럼 사양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HD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조건만 두고서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 중에 하나를 골랐다. 물건이 집으로 배송온 뒤 며칠 동안은 뜯어보지도 않고, 빔스크린으로 쓸 커다란 천―너무 새하얀 스크린보다 따듯한 천의 색감이 좋았다―을 하나 구하고, 빔프로젝터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지지대를 구했다. 천장에 천을 고정해줄 수 있는 걸개를 준비하고, 노트북과 빔프로젝터를 연결해주는 HDMI 케이블까지 준비하고 나니―노트북의 OS가 무선으로 호환되지 않았다;;―영화를 틀 수 있는 대강의 외관은 갖췄다. 어느 정도 외양을 갖추고 나서도 영화를 볼 생각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들어 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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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일상/film 2020. 3. 12. 00:05
Down to Gehenna, or up to the Throne, He travels the fastest who travels alone. ―Ruyard Kipling 롱테이크―하나의 숏을 길게 촬영하는 기법―를 눈여겨봐야 하는 영화라 하더니 과연 롱테이크를 최대한 활용한 것도 인상적이었고, 이와 더불어 1917년도의 생활상(전투복장, 전술, 건물, 소품 등등)을 최대한 고증한 모습이 엿보이는 부분 역시 좋았다. 롱테이크 촬영을 하기 위해 제작진이 세심하게 공들인 것들이 놀라울 정도이기는 했지만, 기법 특성상 몰입이 길어지다보니 사실 장면에 따라 조금 피로한 느낌도 있었다. 장면 하나하나가 버릴 게 없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에쿠스트(Ecoust) 마을에서의 장면이다. (역설적이게도) 황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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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생긴 일일상/film 2019. 10. 13. 01:59
4분기(?)에 접어든 올 한 해를 되돌아 보면, 목표를 이룬 것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도 있지만, 일과 공부—프랑스어 공부와 재무공부—를 병행하면서 만성적으로 번아웃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스위스 여행을 다녀온 8월말을 기점으로 작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간에 '좋아하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겠다는 것이었다. 구차한 변명 같지만, 목표를 이룬다는 것이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의 관성(慣性)에 치여 더욱 어려워지는 것인지, 아니면 처음부터 내게 가당치도 않았던 목표를 갈망했던 것은 아닌지, 왜 나는 이토록 어리석은지 두개골이 깨지도록 자기반성을 했지만 결국 뾰족한 답은 구하지 못했다. 다만 그간 내게 거의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주었던 독서와 영화감상—특히 독서—을 한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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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緊張感)의 앞면과 뒷면일상/film 2019. 7. 23. 19:48
動 유혈이 낭자하고 피비린내 나는 영화. 존 윅 시리즈는 처음인데, 주인공도 액션도 배경도 멋진 영화다. 이런 액션 영화는 뚜렷한 스토리 없이 끝없이 액션만 펼치다 식상하게 끝을 맺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는 창의적인 액션―개를 동원한 액션 연기―도 많고 제로섬 게임처럼 인간관계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설정도 시선을 끈다. 주인공 존 윅은 룰이랍시고 젠체하는 심판관을 상대로 통쾌하게 자신의 성역을 지킨다. 보는 내내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의 문구를 떠올리게 했던 영화. 靜 이라는 다소 서늘한 분위기의 영화 제목답게, 이 영화는 과는 다른 의미에서 스릴감이 있는 영화다. 이 화려하고 현란한 화면으로 동적인 긴장감을 준다고 한다면, 을 지배하는 긴장감에는 정적이 감돈다. 냉철하고 절제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