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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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은 사랑을 싣고일상/film 2020. 12. 5. 01:39
11월에 영화 한 편을 못 봤다. 날씨가 쌀쌀해지니 , , 같은 잔잔해 보이는 프랑스 영화들을 봐야지 생각만 하다가, 스크린에서 영화가 내릴 때까지 차일피일한 사이 한 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하루는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시험을 보고 누워서 뻗어 있는데 문득 영화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저녁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식사를 한 뒤 본 것이 . 제목이 참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조지아를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 제목에서 말하는 ‘춤’은 바로 조지아의 전통무용이다. 조지아라는 나라도 익숙하지가 않은데 조지아의 전통무용은 더욱 익숙할 리가 없지만, 매우 절도 있고 군사적인 안무는 대번에 보는 이를 사로잡는다. 이 전통무용은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엄격하게 명맥을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고, 때문에 이 ‘전통’ 춤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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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일상/book 2020. 4. 30. 21:58
이븐 할둔의 두꺼운 아랍 역사서를 읽는 틈틈이 쏜살문고에서 나온 책을 읽고 있다. 책이 가볍고 얇아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앞서 를 재미있게 읽어서, 여러 권의 문고본을 주문해 두었었는데, 은 그 가운데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낚시를 통해 사유(思惟)를 건져 올린다는 도입부의 문장이 낯익은 걸 보면, 책을 읽기 전에 다른 글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글을 접한 적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서문을 읽으면서 이 책이 페미니즘의 입문서 또는 (거창하게 말하자면) 바이블쯤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기억해냈다. 사실 처음 책을 집어들 때에는 이라는 제목에서 자전적인 이야기를 기대했었는데, 이 책은 그런 성격의 이야기와 거리가 멀다. 자기만의 방과 연간 오백 파운드의 수입.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훼손당하지 않은 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