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풍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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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 물안개 속 산행(A walk in the drizzle)여행/2020 장마 안동 2020. 8. 8. 12:50
산모기가 출몰할 때부터 알아차려야 했던 건데, 주봉까지 오르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후리메기 삼거리를 지나 등산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에, 무리한 산행을 자제하라는 살벌한 문구가 쓰여 있었다. 개울을 지나 산길에 접어들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집요한 산모기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대신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 점점 주위에 안개가 끼기 시작했다. 작년 늦가을에 찾았던 간월재의 기억이 떠올랐다. 억새 광경을 보러 갔다가 자욱한 안개 속에서 컵라면을 먹고 되돌아 왔던 기억. 차이라고 한다면 당시는 으슬으슬하게 몸을 적시는 안개가 끼었다면, 지금 안개는 서늘하고 시원한 느낌이 있었다. 어쨌든 안개가 끼면서 주위를 둘러보기가 어렵게 된 건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어느 순간부터 후두둑후두둑 가볍게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