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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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燃燒)의 미학 : 결자해지 또는 사필귀정일상/film 2020. 8. 18. 22:55
1. 결자해지(結者解之)이거나 얼마 전 에릭 로메르의 작품을 한 편 더 보았다. 셔츠가 앞뒤로 슬슬 젖을 정도로 후텁지근한 날씨였다. 에릭 로메르 영화는 등장인물들이 죄다 수다쟁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에서 약간 눈여겨볼 점이 있는데, 바로 영화 속 다채로운 색에 대한 부분이다. 해변을 비롯해 자연풍광을 즐겨담은 에릭 로메르가 에서는 파리 근교도시를 배경으로 택했다. 이곳에서 에릭 로메르는 색(色)에 대한 미적 감각을 여과없이 발휘한다. 영화의 배경은 세르지 퐁투아즈(Gergy-Pontoise). 파리의 북동쪽에 위치한 신도시로 일찍이 60년부터 기획되기 시작한 곳이다. 우리나라에 비유하면 1세대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 정도가 될 텐데, 이곳 세르지 퐁투아즈는 파리만큼의 북적임은 없지만 공화정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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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스탠리 큐브릭일상/film 2020. 3. 17. 17:52
1월경에 홈씨어터를 만들어보겠다고 빔프로젝터를 구매했었다. 빔프로젝터도 다른 전자기기들처럼 사양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HD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조건만 두고서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 중에 하나를 골랐다. 물건이 집으로 배송온 뒤 며칠 동안은 뜯어보지도 않고, 빔스크린으로 쓸 커다란 천―너무 새하얀 스크린보다 따듯한 천의 색감이 좋았다―을 하나 구하고, 빔프로젝터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지지대를 구했다. 천장에 천을 고정해줄 수 있는 걸개를 준비하고, 노트북과 빔프로젝터를 연결해주는 HDMI 케이블까지 준비하고 나니―노트북의 OS가 무선으로 호환되지 않았다;;―영화를 틀 수 있는 대강의 외관은 갖췄다. 어느 정도 외양을 갖추고 나서도 영화를 볼 생각은 못하고 있다가, 최근 들어 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