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스 바더
-
독일의 가을(Deutscher Herbst)일상/film 2023. 4. 10. 21:57
한 여자에게 인생을 저당잡힌 남자와 그 남자의 인생을 구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인생을 개척해나가는 마리아라는 여자의 이야기. 영화가 끝난 뒤 시네토크가 따로 없었다면 단순한 치정극, 인생역정 스토리 정도로 이해했을 것 같다. 시네토크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이 영화의 역사적 맥락들이 각 장면마다 따라 붙기 시작한다. 일단 영화의 도입부에 아돌프 히틀러의 초상이 나타나는 것과 영화의 종반부에 헬무트 슈미트의 초상이 수미상관으로 나타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볼 수 있다. 우연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 두 인물의 대비는 무엇을 의미할까. 우리는 독일 영년(零年)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전후 폐허가 된 독일. 독일 역사의 시곗바늘은 원점에서 다시 출발한다. 아돌프 히틀러라는 광인의 출현은 독일 ..